가을의 미소

by 본드형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걸 깨닫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생기는 삶의 지혜가 아닐까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어려운 시기는

더 큰 고통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

그 힘듦이 작아지듯


젊은 시절 겪었던 고생의 날들이 심할수록

중년을 사는 자세는 점점 느긋해지고

세상은 친절해지기 마련이다


마치,

한여름의 뜨거움을 견디어 내고

노란 푸르름으로 익어가는 저 은행잎처럼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그 또한 지나갈 것을 알기에

이 가을밤 나는 미소 지을 수 있다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김현승 <가을의 기도> 中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