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성숙해졌다
어른이 된 후부터,
만화 영화하면 으레 '미야자키 하야오'나 '신카이 마코토'의 재패니메이션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언제부턴가 여느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볼 땐 재밌지만 금세 잊어버리는 휘발성이 강했다.
어릴 때 본 '미키 마우스'나 '도널드 덕'이 기억의 전부다.
그런데 영화 <소울(Soul)>이
그런 내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질 정도로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재즈 뮤지션을 꿈 꾸는 '조'의 육체와 영혼주인공 조는
재즈 뮤지션이 되는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음악 교사다.
그 꿈이 실현되기 직전,
사고로 죽어 영혼이 되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22번 영혼'의 훌륭한 멘토 역할을 인정받아 다시 육체로 돌아온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공연에 참여해
멋진 재즈 피아니스트로서 그 재능을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막상 기대했던 맘 속 불꽃(Spark)이 튀지 않는다.
그때 정말 멋진 대사가 나온다.
"젊은 물고기(Y)가 나이 든 물고기(O)에게 물었어."
Y : 바다를 찾고 있어요.
O : 바다? 여기가 바로 그 바다야.
Y : 여긴 그냥 물인데...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고요.
더 이상 무슨 메시지가 필요할까?
CG가 너무 실사 같아서 오히려 아쉽다.
그러나 이 세상과 저 세상 중간쯤 어디에 '무아지경'이 있다는 설정은 좋았다.
글 쓰는 작가로서
죽지 않아도 육체와 영혼이 잠시 분리될 수 있는 그 공간에 가끔씩 갈 수 있다면 내 삶도 충분히 멋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