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를 한다기에
아내 손잡고 서촌에 갔다.
은행잎 노랗게 익어가는
경복궁 돌담길 옆 멋들어진 공간에
자랑스럽게 나열된 누군가의 책들을 보며 생각했다.
난 작가가 되고 싶어 글을 쓰는 걸까
아니면, 글이 쓰고 싶어 작가가 되려는 걸까
근처, 체부동 잔치집에 들러
감자전과 들깨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는데
옆자리에 앉았던 내 또래 중년남들의
시비 소리가 재밌다.
N분의 1로 하자는 분위기에서
한 친구가 자기가 내겠다며 끝까지 우기더니만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냐고 묻는 말에
요즘 별일이 없다.
우리 나이엔 그게 가장 좋은 날 아니니?
골목길 어귀에서 발견했던 글이 떠올라
아내도 나도 기분 좋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