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잖아

by 유월

당신은 내가, 당신 연락에 무너지는 걸 모른다.
생각해보면 당신은 날 그리 생각하지 않아서. 나에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떠올리지 않아서. 내 마음일랑 모르는 사람처럼 구는 것도 같았고. 작은 반응 한 번에 내 심장이 세차게 뛰는 걸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고. 늘 나를 가지고 노는 것만 같았다. 나는 그 놀이가 좋았고, 당신이 좋았다.
나는 내가 부족한 걸 알았거든, 당신보다 잘난 점 하나 없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거든. 그렇기에 당신의 놀이에 더 휘둘렸는지도. 오히려 당신이 지겨울까 새로운 놀잇감을 던져주기 바빴거든.

난 결국 당신에게 무너졌어. 웃음이 무너진 그 순간은 아니었지. 그 놀이 끝엔, 비참해질 뿐임을 나도 모르게 알았던 거야. 그래서 그 꼴이 제법 우스웠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잖아. 그 사랑은 내가 아니잖아. 왜 내게 연락을 보내는 건지. 날 어디까지 무너트리는 건지.
당신의 사랑은 가벼워서. 당신은 연락마저 무게감이 없어서. 당신 연락에 무너진 내가 미워서. 그 놀이가 지쳐서. 당신이, 너무 사랑은 몰라서.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