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찰나를 사랑하거든

춥지 않던 겨울

by 유월

날이 춥지, 겨울이 돌아오면 난 가끔 추억에 빠졌어. 우린 겨울에 만났잖아. 그래서 눈이 오면 추억이 가득 쌓이곤 해. 겨울의 추위보단 무게를 느끼거든. 당신은 겨울을 좋아하지 않았잖아. 날 만나고 겨울이 좋아졌다고 그랬잖아.

나는 겨울이 싫어졌어. 눈은 내려도 당신은 없다는 게 싫어서. 그래서 겨울이 싫었어. 당신 생각을 안기고, 한기가 내려주는 겨울이 두렵더라고.


그 해 겨울이 그닥 춥지 않았거든. 난 당신과 사랑이 뜨거운 줄 알았어. 근데 우리도 그렇게 뜨겁지 않더라. 그냥 그런 사랑 이야기였어. 조금 미지근한 사랑이었어. 돌이켜본대도 이제 맘이 따뜻해지지도 아련해지지도 않거든.


당신의 연락을 보고, 조금 놀랐지만. 답장은 하지 않았어. 이제 내 소식 그만 봐도 돼. 밥 한 번 먹자는 그 약속 지키지 않아도 돼.


당신의 연락에 마음이 더 차가워진 것은. 내가 더 이상 우릴 사랑하지 않아서였어. 어쩌면 지금 당신 연락조차도 사랑은 아니지. 우린 찰나를 사랑하고 있었을 테니까.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