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생일
벌써 너의 생일이구나. 돌고 돌아 또, 나는 챙기지 못할 너의 생일이구나.
나의 소중한 순간엔 항상 기록이 남아서. 내 소중한 추억들엔 네가 함께함을 알아서. 사진첩만 봐도 네가 함께한 날들을 알 수 있었고. 나는 계절을 알았다. 나는 너의 사진첩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주었나. 내 못난 사진 몇 장이나 너에게 안겼겠지만.
함께 사진이라도 찍었다면, 기억했을 것을. 부끄럽단 이유로 남기질 못했다. 하기야 지울 때 더 쓰려올 기억, 홀로 남은 사진이야 나만이 추억해 간직하면 되는 것인데. 비어있는 그 사진 속 자리를 상상으로 채우기를 반복한다. 상상이 아픈 것은, 현실이 더 아프기 때문이라고 지레짐작을 했다.
이번 겨울엔 일찍도 눈이 내린다. 네가 나와 눈을 보고 싶어 했었던 것이 기억이 나서. 네 생일엔 함께 눈을 보자고 했던 것이 기억나서. 나는 그래서 눈이 싫었나 보다. 으슬으슬 추운 것은 고작 그런 이유일테니까.
이번 생일은 어떻게 보내니. 나는 사진첩에 말을 걸어본다. 비어있는 그 사진 속, 축복을 빌어본다. 이번에도 축하하지 못할 그 생일을 기억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