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의 잡초
어릴 적 날 위로해 주던 것은 화려한 꽃이 아니었다. 느린 아이, 미숙한 아이 그런 말들은 날 꼬리표처럼 따라왔고. 나는 매 순간순간 지각생이 된 기분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죄다 꽃을 피워가는데 나 혼자 이뤄내지 못하는 그 기분이 비참하기 짝이 없어서. 점심시간에 애들이 나가 꽃반지를 만들 때조차 나는 해내지 못했으니까. 난 뭐든 한 번에 해내는 법이 없는 사람이니까.
꽃들은 잡초 사이에서 혼자 우뚝 서서 화려하게 피어난다. 사람들은 잡초를 뽑아내기도 한다. 꽃이나 식물들이 더 자라지 못하니까. 그렇다면 나는 뽑아낼 어떤 잡초가 아니었을지. 그런 생각을 더러 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꽃들 사이 무성한 성의 없는 잡초들을 바라본다. 뽑아낼 무언가, 자리잡지 못한 무언가.
"잡초를 왜 찾냐?"
"넌 네잎클로버도 몰라? 행운을 준다잖아."
"그럴 거면 세잎을 찾지? 세잎은 행운이라는데. 굳이 왜 행운을 찾으려고 해."
"넌 꽃말 다 보고 꽃 구경하냐? 그냥 그게 좋은 거야. 네잎클로버가 좋은 거라고."
잡초들 사이에 네 잎클로버를 찾는다는 이에겐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꽃들은 제각기 아름다운 꽃말을 가지지만 잡초들이면 얼마나 우스운가. 꽃들마저도 꽃잎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 누가 잡초의 뜻을 알아준다고
"잡초가 왜 잡초야. 이름이 있으면 잡초가 아니지. 이건 그냥 네잎클로버야, 행운을 가져다주는."
"... 이름?"
"네잎클로버는 내가 찾았어. 너도 너만의 의미를 찾아봐."
진지한 그 말엔 꽃들도 기가 죽어 시들었겠지. 어이없는 그런 말들에도.
"... 꽃은 나약하지만, 잡초는 겁나 쎄."
화단엔 여러 이름 모를 꽃들과, 네잎클로버. 나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직도 난 내 잡초에 이름을 붙이지 못했고, 꽃은 피워내지 못했고. 나만의 네잎클로버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자리 잡은 이 잡초는. 꼭 내게 비겁하다 말하는 것 같아서.
잡초 하나를 톡 뜯어낸다. 억세디 억센 잡초. 남몰래 이름을 붙여온다.
"너는......"
그래, 이게 나의 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