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녹이기 - 2

Ep8

by 유월

'왜 눈물이 날까.'

스스로도 어려운 질문.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운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 가끔 내게 안 좋은 이야길 하는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생각보다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을 때도 난 울지 않았다. 정아가 내게 낙하산이니, 남자를 보러 왔느니 이야기를 해도 난 슬프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왜...'

캡틴은 수화기 너머 안절부절못할 뿐이고. 나는 훌쩍인다. 우는 소리에 짜증 나 전화를 끊을 법도 한데 캡틴은 끊질 않는다.

-제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어요? 제가 도와줄게 있어요?
"아니에요, 그냥, 죄송한걸요."
-뭐가 죄송해요. 그동안 힘들었던 건데.

그 이상, 준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사실 나도 잘 모르는 일이 되었다. 내 눈물은 준의 무심함 탓인지, 정아의 비열함 때문인지.

- 저는 고맙죠. 정말 동맹이 된 거 같아서.

동맹이라는 단어에 강세가 들어간다. 나는 그 말에 조금 웃어 보인다.

- 다음 주 출근은 15분 일찍 해요.
"네?"
- 저랑 옥상에서 봐요

수화기 너머 그려지는 캡틴의 표정은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 캡틴은 늘 그렇듯 머리를 털어 넘기고, 눈을 반달모양으로 예쁘게 접을 것이다.

- 상사로 하는 말 아니고, 동맹으로.. 정아랑 싸워서 이기는 법 알려줄게요.
"그게 뭐예요..."

싸워서 이기는 법이라니 그 순수함에 웃음이 난다. 애초에 내가 이길 수 있는 싸움도 아닌데도. 그 말에 힘을 얻어 웃음이 난다. 정적 끝 결국 웃음이 터진 내게 캡틴은 말을 고르더니 수화기 너머로 또 작게 웃어 보인다.

-이길 수 있어요. 착한 사람이 이기는 법이거든.

캡틴은 자신의 말에 확신을 갖는 듯했다. 담담하지만 강인하게.

- ... 지금은, 아무리 제가 위로한대도 혼자만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죠?
"꼭 그런 건 아닌데..."
-혼자 보내는 시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언제든 연락해요.

캡틴은 뜸을 들이더니 차분히 마지막 말을 전한다.

- 사탕은 깨 먹지 말아요. 다치니까.

나는 씹었던 사탕들을 조용히 녹인다. 비릿했던 사탕맛이 들키지 않도록.

- 그러면 단 맛도 몰라요.
"... 네."
- 푹 쉬어요.

전화를 마치고 조용히 훌쩍이는 것은. 캡틴의 다정한 탓도 아니고, 누구의 탓도 아닌. 혀가 베인 상처 탓이라고 나는 되뇌었다.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