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고민은 길어야 일주일...'
부장님께 최근 연락을 받았다. 곧 큐알체크가 폐지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부장님은 내가 일을 곧잘 해줬기에 아쉽다며 3층으로 내려올 생각이 없냐고 되물으셨고. 나는 고민해 보겠다는 대답을 했다.
5층은 나 혼자 일을 하는 곳이지만, 3층은 다르다. 잠깐 근무해 본 것이 다지만, 텃세며 스타일이며 많이 다르니까. 예전엔 준을 의지하고 바로 일하겠다며 말했을 나지만. 이번엔 준에게 의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 선명하지 못했다.
'캡틴... 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을 수도.'
본능적으로 캡틴을 떠올렸고, 뒤이어 정아를 떠올렸다. 정아는 나를 계속 괴롭히려 들 것이고, 그 과정에서 캡틴은 도움이 되어줄 수도 있지만. 나를 더 괴롭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준에겐 이런 상황을 의논하지 않았다. 준은 그저 다녀보라고 이야기할 것 같았고. 내게 도움을 주기 어려워 보였으니까. 그렇다면 캡틴에겐 털어둘 수 있을까 고민을 했지만, 캡틴에게도 말하긴 쉽지 않았다.
"준이 헤어지자는 게 아니면 뭐냐고 되물었지..."
카페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준은 슬픈 표정으로 내 팔목을 붙잡았다. 헤어지자는 게 정말 아닌지 재차 물어보는 준에게 나는 '아니'라는 답변을 했고. 준은 의심을 거두지 못한 채 손에 힘을 풀었다. 거기서 준에게 더 해줄 말이 없었고. 정리된 말도 남아있지 못했다. 어쩌면 뷔페에서 일이 아니라, 그저 준과의 관계에 있어서 지쳐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그래, 준을 더 기다리게 할 순 없어.'
이번엔 내가 이기적이었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일방적으로 시간을 갖자고 말한 것은 나였으니까. 우리는 2년을 넘게 만나면서도 이런 적이 없었으니까.
'물론, 준도 내게 이렇게 굴었던 적은... 없었지만.'
의지하지 않겠다, 그 말은 어쩌면 헤어지잔 말보다 잔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준의 잘못은 아닐 텐데, 나는 어쩌면 준에게 조금씩 거리를 두고 있던 것은 아닐지.
'내 마음은, 뭘까.'
헤어지는 것도, 모진 말로 상처주지도. 그렇다고 다정한 말로 위로를 건넬 수 없는 나.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건 캡틴에게 받고 남은 사탕 하나를 까먹는 것.
"정말 이빨이 다 썩어버릴지도 모르겠네..."
혼자, 사탕을 녹여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