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 4

Ep12

by 유월

"선생님, 이제 졸업이라서 선물 준비했어요."

나는 틈틈이 받았던 일급들을 모아 선물을 준비했다. 작은 꽃, 그리고 파우치. 선생님들에게 드리기 좋은 게 뭔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 결정한 선물이었다. 가난한 집안 사정을 알게 된 선생님들이 장학금을 주신 적도 있었기에. 나는 선생님들과 사이가 각별한 편이었다.
작은 꽃을 하나씩 안겨드리며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으로 구매했다는 말씀을 드렸고. 선생님들은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나를 안아주기도 하셨다.

"다 컸구나, 정말. 기특하네."
"감사해요, 선생님. 못 뵐 생각하니까... 무서워요."
"또 밖에서 만나면 되니까. 그리고 항상 잘했잖아. 선생님은 걱정이 하나도 안 돼. 늘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거니까... 아 그래, 무슨 일 한다고 했지?"
"웨딩홀 뷔페 바리스타로 근무해요. 준이랑 같은 곳에서"
"아, 준? 아직 만나고 있구나. 오래 만나네."
"네..."
"그래, 만나는 김에 오래 만나도 괜찮지. 선물 고마워. 선생님이 잘 간직할게."

준 이야기를 꺼내지 말 걸 그랬나 하는 찝찝함을 남겼다. 담임선생님을 뵈러 가는 길은 더 두근거림이 가득했다.
비로소 만나 밝게 웃으며 달려가 선물을 전하다 선생님도 웃으며 나를 맞이해 주셨다.

"선생님! 제 마지막 선물이에요."
"아이고, 고마워서 어떡하지. 선생님이 밥이라도 사줘야겠는데."
"아니에요, 제가 감사한 게 너무 많아서 준비한 건데."
"열심히 알바하더니 이런 선물도 사주고. 너무 고맙네 선생님은."
"선생님 덕분에 대학교도 붙은 것 같아요."
"또 다 큰 사람처럼 말하네. 스무 살은 성인이 아니라니까."
"에이, 저도 성인인걸요. 이제 제 생활비도 제가 벌고."
"아니야, 아직 어려. 철 그만 들어도 돼. 정말. 선생님은 그게 참 슬프단 말이야.'

선생님은 슬픈 눈으로 날 바라보곤 어깨를 툭툭 치셨다. 선생님껜 준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선생님을 더 슬프게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꾸벅 인사하고 돌아가는 길은 왜 그리 무거운지.
그렇게, 꽃을 비로소 모든 분들께 나눠드린 후에는 공허함이 찾아왔다. 그제야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녔고. 친구들의 등쌀에 못 이겨 준을 찾으러 다녔다.
준을 만났을 때에, 준은 내게 줄 꽃다발을 들고 있었고. 웃으며 그 꽃을 내게 건넸다.

"졸업 축하해, 그리고 대학교 입학도..."
"고마워."

친구들은 우리 둘을 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성화였고. 우린 머쓱하게 강당에 서, 함께 자리를 잡았다.

"자, 하나 둘!"

꽃을 같이 손에 들었다. 준을 날 바라보았고. 나는 카메라를 응시한다.

"찍을게!"

졸업 사진의 마지막은 준이 장식했고. 꽃은 화려하게 손에 남고. 꽃의 잔향은 코에 향긋하게 남는다. 손에 꽃 잎 하나가 떨어지고. 나는 손의 감각에 집중한다.

찰칵-

어른이 된다는 것. 성년, 성년의 꽃.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