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 3

Ep12

by 유월

"손 시려."

나는 그냥 웃으며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네 손은 차갑다는 시답잖은 농담을 건네면서. 어제는 눈이 내렸고, 빙판길이 많았고. 함께 걷는다면 둘 다 넘어지고 말 테니까.

"같이 넘어질 순 없잖아."

준은 머쓱한 웃음을 짓는다. 잠깐의 정적 뒤론 이야기가 오간다.

"우리가 그래도 함께 졸업한다는 게 신기하지."
"그러게, 다들 금방 헤어질 것 같다고 하셨는데."
"몇 년을 봐온 거잖아, 우린."
"응, 그렇지."

초반의 설렘 대신 우린 안정감을 택한다 말했지만. 사실 그런 건 이제 잘 모르겠다. 나는 걸음이 빠르고, 준은 걸음이 느리다. 마지막 등교길인 만큼 느긋히 걸으면 좋을 텐데. 내 맘이 급해 걸음이 빨라진다. 준은 나를 성큼성큼 따라 걷는다. 날 놓칠세라 호흡이 빨라지고.

"그, 우리도 이제 성인이야. 같이 여행도 다니고... 그러면 좋을 텐데."
"여행? 학교 다니기 시작하면... 쉬는 날이 없을 것 같아서."

시간표를 세워보니 학교에 족히 4일은 꽉 채워 가야 했고. 주말 일을 하는 나에게 쉬는 날이라곤 고작 하루. 통학을 하는 나에겐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평소보다 모나게 말하는 것도 같았다. 준은 너무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모르지."

준은 바라보지 않고, 작게 말을 내뱉는다. 그냥 그런 말이라도 해주지 않으면 이 길이 너무 멀 것만 같아서. 내 빠른 걸음으로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아서.

학교를 도착하곤 준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강당에서 보면 같이 사진을 찍자고 이야기를 나눴고. 준은 양손을 흔들며 인사했지만. 나는 고개를 까닥하며 인사를 건넸다.

'준은 꼭 아직 어린아이 같아 보이기도 하고.'

멀어지는 준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나이가 들었나. 스무 살이 다가오면 사람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인지. 어쩌면 술을 마신 탓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것은 그런 이유일 거라고.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