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짠맛

사랑의 미묘함

by 유월

"짜디, 짜."
"소금을 그렇게 많이 넣진 않았대."
"그래서? 이게 소금물이 아니라는 거야?"
"네가 그렇게 유난 떨 게 아니란 거야."
"나한텐 몹시 짜게 느껴지는데."

한동안 염분을 싹 빼고 살아서인가. 소금물 한 잔에 이리 온몸이 떨리는 것은. 내가 무염한 사람이기 때문일 거야. 그 흔한 소금기, 입에 맞았던 적이 없잖아. 하기야 입에 맞는 소금물 같은 건 없지. 나도 내가 소금물을 입에 넣을 줄이야 알았겠어. 제정신이라면 그럴 리가 없잖아.

살다 보면 수많은 잔들을 만나고, 또 배회하면서. 어쩌면 어떤 것엔 혀를 담그고 있는 순간도 있겠지만. 나는 굳이 맛보려 하지 않았고. 달디 단 무엇도, 짭짤한 무엇도 닿아보지 않은 탓이라고.
무의미한 맛보기는 여기까지 했어야 했는데. 나이를 먹도록 내 취향을 찾지 못한 것이고. 어쩌면 맛보지 않으려 애쓴 것도 문제겠지.

"이건 짜게 느껴질 리가 없고..."
"그런다고 그게 짠맛이 되겠어?"
"소금물을 찾는 건 아닌데."
"네가 바라는 맛은 여기가 없다니까."
"맛보지 않을래."
"그러면 영원히 너는 아무것도 몰라."

인생에서 짠맛도, 단 맛도 느끼지 않고. 그냥 나로서 존재하면 되잖아. 어쩌면 무의미하기도, 어쩌면 평온한 나로 지낼 수 있는 거잖아.
소금물은 그런 존재니까. 마시면 마실 수록 갈증이 나고. 처음엔 짜릿했다가도 입맛을 버리기 마련이고. 어쩌면 단 맛이 느껴진대도 그게 오래갈 리가 없는 것이고. 그 짠맛조차 익숙해져 버리면. 나는 더 이상 무언갈 느낄 수도 없는 사람일 테고.

"갈증이 나긴 해."
"마실 거야?"
"... 사실 겁이 나."
"너는 항상, 맛보지도 않고 맛을 정하니까."
"이미 다 아는 맛이야. 조금 다를 뿐이지."
"남들은 그 정돈 짜다고 느끼지도 않을 텐데."

왜 무서운지 모르겠어. 그 흔하디 흔한 소금기가. 익숙해지는 게 무섭고. 어쩌면 흔해빠진 짠맛이 두렵고.

"지나쳐, 가끔은. 너무나도."

잔을 단 번에 비울 수는 없을 거야. 맛을 속일 수도 없을 것이고. 난 두려워하겠지만.

"맛볼 수 있을까?"
"넌 이미 맛보고 싶은지도 모르지."
"그래, 그건 지나치게 짠 것만 같더라."
"너무 오랜만이라 그래. 그렇게 심하지 않을 텐데."

그리 짜지 않대, 내가 느끼는 건 그저 두려움이라고. 내가 유난일 뿐이래. 지나치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탓이라고.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