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예감하며
왜인지 너를 바라보는 시선에 너만이 머물지 못할 때. 네 마음에 정말 너를 사랑까지 하는 것이 맞는지 되물을 때. 너를 좋아하는 일이 아파지는 순간에는 너를 놓아야겠지. 겁 없이 네 마음에 승부를 건 것도 아닌데. 난 가끔 조급해 떨려오니까. 이 떨림이 늘 좋은 떨림만이 아니기에 난 가끔 널 포기하는 일을 상상하곤 하니까. 너를 사랑하는 일은 버거운 일이겠지.
너의 연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너의 연락에 나의 하루가 꺼져가더라도. 난 언젠간 너를 포기하고 말겠지. 용기 없는 난 널 놓고 말겠지. 그렇기에 너 역시 날 사랑치 못하겠지. 사랑은 아픈 것인데. 난 아픔을 견딜 수가 없어서. 나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모진 아픔을 주고도. 난 비겁하게도 도망치고 마니까. 이 사랑엔 끝이 있겠지.
가끔 아플 때. 아플 이유 없는 네게 상처받고 마음을 붙잡아 본다. 마음은 액체인가 보다. 이리저리 흘러넘쳐 속절없이 비워지는 것이. 너에게 어느새 휩쓸려 가득 채운 마음도. 너의 손짓 한 번에 다 무너지는 마음이. 금세 비워내고도 금세 차오르는 마음이. 난 이 형체 없는 애정이 두려운가 보다. 붙잡지 못하고 금세 흔들리는 마음이. 차마 묶어두지 못한. 할 수 있대도 묶지 않을 마음이 두려운가 보다. 차라리 연기 같은 사랑이었다면 그저 날아가기를. 그러고 때 되면 돌아오기를 바랐을 텐데. 난 그리 가벼운 사람도 되지 못하나 보다.
널 사랑하고 있을까. 그저 널 사랑하는 내게 취해 습관이 된 것은 아닐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닌데. 내 사랑은 그리 아프지도, 그리 달콤하지도 않아서. 이 애매한 마음은 넘치지도, 흐르지도 못하고. 우리 애매한 사이는 여기에 남아서. 그저 밀리고 당겨서 난 그저 너를 좋아하는 일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일이 아파지면 이 사랑을 그만둬야겠다. 너무 아파서, 너무 아려서 사랑이라 종결 맺을 날에는 겨우, 그리고 결국. 이 사랑을 그만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