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열병의 만성

by 유월

열흘을 앓아누웠어. 너와의 이별을 맞이하고. 설움에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답답함에 가슴을 내리치기도 했어. 지독한 열병이었지. 높은 고열은 단순 감기만을 의미한 건 아니었을 거야. 내 몸도 너의 체온을 기억했겠지. 아무리 열을 내어도 너의 체온보다 따뜻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러니 서럽게도 기운을 잃게 되었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넝마를 입은 것보다도 좋지 못했어. 사랑이 사라진 나는 꽤나 초라해졌어. 거울 속 나는 너무나도 추해서 그 누구도 아름다운 사랑을 내게 말해줄 것 같지 않았어. 미친 듯이 잠에 빠졌어.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잠에 들었어. 무엇이 꿈인지 분간하고 싶진 않았어. 도망가고 싶었어. 그렇게 새벽에 현실로 돌아오면. 나는 고요히 외로워 몸을 떨었고. 새벽은 날 홀로 가뒀어. 텅 빈 이부자리의 공허함은 비극이었어.
몸이 나았다고 마음마저 낫는 건 아니었어. 차라리 몸이 아픈 게 나았어. 내 마음일랑 신경 쓸 틈 없이 아린 게 좋았어. 누군가 내게 힘드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쉬웠을 테니까. 나아도 나은 것 같진 않았어. 나는 여전히 목이 메서.

난 다시 병에 걸렸어. 원인불명. 원인도 몰라. 그때는 너를 탓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어. 결국 전부 내 탓이었을까. 나는 조금이라도 널 미워하고 싶었을까.

감기가 낫질 않아. 내 고질병은 고쳐지지 않아. 난 또 병에 걸려 지독한 열병을 앓을 텐데. 더 이상 아프고 싶진 않아. 허나 못 이긴 척 다시 열병에 빠져. 그를 탓해. 병은 여전히 낫질 않아.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