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움의 무게

나를 사랑하니?

by 유월

함께 있음에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것은. 어쩌면 혼자가 되었을 때 부끄러운 것은. 사랑이 버거웠기 때문이라고 내뱉기를 반복했다.
누가 툭 치면 끝나버릴 모든 게. 무거우면 감당하지 못하리란 걸 잘 알면서도. 가벼움이 두려운 것 무엇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마음 무서워짐은 무엇인지.
침상에 누워 안긴 그 몸의 무게에도 내 마음 전혀 무겁지 않은 것은. 어쩌면 그것이 내겐 상처로 남았을지. 어쩌면 그게 무게가 온전히 전해지지 않음이 안도로 남았을지.

우린 진지한 적 없었잖아. 실망하고, 상처 줄 일보단 이별을 고할 사이니까. 비겁하기에 상처주지도, 받지도 못하는 그런 사이이기에. 네게 상처받았다는 게 아니라, 어쩌면 스스로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닌가 떠올렸다.
가벼운 입맞춤, 가벼운 포옹 그 어딘가도 우리 사랑을 담지 못하고. 그렇다고 진한 입맞춤, 사랑의 열기에 달아올랐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여름의 온기에 가벼운 마음마저 사랑이라 우기고 싶은지도. 너는 날 사랑하는지, 나는 널 사랑하는지 묻고 싶은 말들은 다 묻고, 또 가벼운 사랑.
사랑해란 말조차 떠올리기 어려운 그런 사랑. 너무 가벼워 누구에게나 내려앉을 이 가벼운 마음. 후 불면 꺼질 이 마음, 불꽃조차도 태워내지 못함이. 잿더미 무서워 남겼나, 날아갈까 두려워 남겼나. 어쩌면 남길 것도 없는 이 작은 마음이.

너는 나를 사랑하니? 나는 너를 사랑할 무게가 없는 것 같다. 네가 그러하듯이.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