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러니 있던 나
한강 작가의 시를 읽었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것들과 다툴 때가 있다.
모든 게 다 형편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정의와 정의롭지 않은 것을
스스로 재단하고 혼자 열렬한 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무언가를 손에 꽉 쥐고 힘을 주어 움켜쥘 때는
오히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내가 바짝 약이 오른 것과 상관없이
온몸에 힘을 준 것과 상관없이 말이다.
그러다 보면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어떤 이유로 이렇게 화가 나 있나.
치열한가
의문이 든다.
그런 시간들이 겹겹이 쌓이고, 흐르고,
지나가면 조금씩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덩그러니 남아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악수하는 것은
곧 나 자신과의 화해가 아닐까?
아 결국 그토록 미워했던 건 나였구나...
밉고 모자란 나를 안아주고 품어줄 때
해방감 그리고 작지만 완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끔은 힘을 빼고 주변의 많은 것들과
화해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별거 없는 인생의 여행에서
순간순간, 때때로, 어쩌면 늘
내 옆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