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로 인터뷰가 당겨진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인데, 어찌 됐거나 비자 인터뷰가 출국 일정 몇 주 전으로 빠듯하게 잡히다 보니 준비가 쉽지 않다. 비자 인터뷰를 최선을 다해 준비는 하겠지만, 한 번 예상 밖의 이유로 어이없이 떨어지고 보니 두 번째에도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든다. 가서 하거나 돈이 많이 드는 일들은 마음 편하게 미루면 되는데, 지금 있는 전세 집에는 예정된 일정대로 해야 하는 걸까? 예정된 일정대로 해서 우리는 짐을 빼야 하는데 비자 인터뷰에 떨어지면 어쩌지? 원래 오늘 주인집에 연락을 하려던 계획이었는데, 못내 걱정이 되어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연락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비자를 받는 경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사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기도해 보고 action을 취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비자 심사 거절로 인해 깨달은 사실은 아무리 자기 계획에 자신이 있는 상황이라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서류를 더 꼼꼼히 살피지 않았고, 미리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비자 인터뷰를 하려면 지난 2-3월에도 할 수 있었지만 자금 지원을 받겠다고 미뤘던 이유는,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번에는 지나친 걱정에 빠지게 되었다.
며칠 전에는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다들 착하고 편하고 너무 좋은 친구들이지만, 뭔가 생각의 큰 틀에 있어 우리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어느 부모도 아이 교육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나도 J를 잘 키우고 싶다. 하지만 키가 작은 것도 아닌데 남자애들은 일단 성장호르몬을 맞춘다는 얘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지면서 어지러웠다. 가타카처럼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세상에 살고 있다. 나도 그렇게 하려면 충분히 할 수는 있지만, 나는 온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인위적인 완벽주의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무시처럼 느껴져서 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에 읽은 '불안세대'라는 책도 지금 나의 생각을 지킬 수 있도록 영향을 주었다. J는 나의 경주 자동차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아들이니 내 욕심을 지나치게 부리지 말고 청지기의 자세로 키워야겠다.
아무튼 이제는 연수 출국까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