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도 한참을

by 최재학 담연

불을 껐다.


우리 집이

이렇게 조용할 수 있구나.


오래된 다세대 빌라.


낮에도 어둡다.

늘 불이 켜져 있다.


둘째는

소파에서 잔다.


티브이를 켜 둔 채.


오늘은

그 소리도 없다.


불을 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냉장고 소리가

집 안을 채운다.


가만히 앉아

둘러본다.


보이지 않는데

다 있는 것 같다.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오늘은

둘째가 생각난다.

작가의 이전글한 그릇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