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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Nov 10. 2021

걷다 보니 강릉

백수가 걷는다 (2)



      걷다 보니 강릉, 이라고 하면 양념 치킨. 퍽퍽한 닭가슴살 같은 팩트(fact)강릉국제영화제를 봐야겠다고 전날  생각. 강릉에는 얼마만이지 대체. 거의 2년은 훌쩍 넘었을 거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은근히   많은 곳인데 2 만이라니. 그렇게 삶이 바빴나 돌아보게 되었다.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폰을 꺼냈다. 강릉국제영화제가 목표니까 표를 사야지.


인기 많은 영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상영관에서는 표가 많이 남아있었다. 표 구매하기를 관두고 짐이나 꾸리자 싶어 배낭을 꺼냈다. 빡빡한 주말보다는 평일이 백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당일치기를 염두에 두면서 짐을 가볍게 쌌다. 삐거덕거리는 매트리스, 누가 닿았을지 모르는 침구, 나 몰래 흐느적거렸을지 모르는 벌레들. 뭐 그렇게 깔끔 떠는 건 아니지만, 집을 놔두고 떠나는 건 아깝다. 백수는 스스로의 분수를 안다. 사실 숙소비가 아까웠던 것이다.


 



 강릉역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면, 나의  직장이라고 해야 하나 외국인 기자 밑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시절 나의 풋풋했던 그날들이 떠올려진다. 강릉역 앞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올림픽 관련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고 그랬던 시간들.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꽤나 능숙하게 이끌어낸 걸로 미루어 보아 나름 즐겼던 시간들이었다. 외국인 기자와의 궁합도 쿵짝  맞았다. 후에 들어간 직장과 비교하면,  기자는 정말 천사였다. 나에게 막걸리도 사주고, 감자떡도 사주었던 그녀.  살고 있을까?  살고 있겠지.


 



 영화제 기념 '낮맥' 행사를 한다고 해서 들어갔다가 맥주 물어보기엔 뻘쭘해서 사마신 짜이 . 인도식 밀크티인데 맛있다. 비건이 있길래 우유를   먹는 나는 비건용으로 주문했다. 백수가  까다롭긴 하네. 비건과 일반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맛있었다는 .   짜이  잘하네.





 원래 목표였던 영화 보기를 하러 매표소에 갔다. 관아 앞에 자리한 매표소. 관아 이름이 무척 길다. 강릉대도호부관아. 정말 귀찮은  싫은 백수는 3가지 기준을 두고 상영 시간표를 살펴보았다. 가장 가까운 시간대에 있으며,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상영 시간을 가지고 있고 GV 같은  없는 거로.  있네  하나. 백조의 노래. ? 근데 백조의 노래? 90년대 즈음 여자 백수를 백조라 하였다고 한다. (출처-네이버 지식인)


백조의 노래에서 백조가  백조가 아니라 하얀 새이길 바라며 백조의 노래를 끊었다. 티켓 가격은 오천 . 이것이 오천 원의 뽑기라   있는 것이다. 영화가 좋으면 오천  본전 이상을 뽑을  있는 것이고,  좋으면 그냥 꽝이지 .  물론 영화가 뭔지 찾아보지 않고 들어갔다. 심지어 어느 나라에서  건지도 모르고.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 편이다.


-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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