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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Nov 11. 2021

혼술하고 머물기 좋은 강릉

백수가 걷는다 (3)



      이어지는 이야기.


 영화를 보고 나오니 어두컴컴한 하늘이 덮쳐 왔다. 이대로 집을  말아. 내일은  회사도 없고, 약속도 없고  찾는 이도 없으니. 밤을 운전하는 버스를 탄다는  왠지  무섭지 않나.  이런저런 핑계로 브루어리에 닿았다. 강릉시내와 제일 가까운 데에 위치해있으며, 나름 명성이 있고 맛도 있는 그런 곳에서 맥주  잔쯤이야 좋겠지 싶었다. 혼자 맥주 먹을 만한 곳은 브루어리만  곳이 없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버드나무 브루어리에 닿았다.





 "맥주 좋아하고 그러면 00 코드 맞겠네."


'그래요?'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내심 괜찮겠구나 싶었다. 진심으로.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자꾸 '00이랑  맞겠네.'라고 말하는  수상하다.  자꾸 말하지?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의심하진 않았었네.  의심 따위를 하지 않았을까. 의심은 때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텐데.  



  


 산속 깊은 곳에서는 돌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돌무더기들을 무한정   있다. 누군가의 소원이 차곡차곡 채워진 돌들을 보며 생각한다. '건들면 무너지겠지?' 새가 가볍게 날아와 돌무더기에 안착한다. 무너지지 않는다. 작은 새였다. 그럼 그렇지. 새의 작은 움직임조차 결코 해가 되지 않는다. 새가 콕콕 부리를 활용해 돌을 건드렸다. 그럼에도 미동이 없다. 돌무더기는 강한 것이다. 인간이 만든 모든 물체는 강인하군. 하고 발걸음을 돌릴려던 순간 푸드덕하더니  다른 새가 날아와 앉는다. 아뿔싸.  위에 미끄러지고 말았다. 쿠르쾅쾅쾅. 돌이 떨어지는 소리. 미끄러진 새는 다른 돌로 무사히 이동했지만, 돌은 무너지고 말았다.


 " 00 자꾸 ~~~해서 그래?"


퇴사= 무너짐, 작은 =수많은 원인들, 그리고 미끄러진 =00


00 퇴사라는 결과를 초래한 당사자였다. 그에게 책임을 무를  없겠지만, 이것만은 확실한다. 맥주를 좋아한다고 해서   편은 아니다.





 맥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아니 애초부터  편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손으로 접시에 떨어진 양파 조각을 먹으면서. 사회생할에서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나는 생각한다. 가끔 봐야 좋은  타인이라고. 가족이  인걸 살면서 당연하게 생각해왔는데, 당연시하는  되는 거였다. 그런 세상이다. 타인도 나도 서로에게 불신으로 가득한 그런 암울한 세상. 타인에게 함부로 웃어주면  되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났다. 스스로 기뻐하며 맥주  모금.


맥주 혼자 마시는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어찌어찌해서 숙소에 도착. 짐을 풀고, 샤워를 간단히 하며 잘 준비를 마쳤다. 맥주 2잔 먹었더니 몸은 나른한 상태. 이대로 잠들 거 뻔히 알면서, 영상을 튼다. 타인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말이지.


인간이 이렇게 모순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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