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작가 Aug 09. 2022

맥주 한 잔으로 행복을 줄 수 있다면

런던에서 맥주 따르기 7번째 이야기



클래식계를 들썩이게 , 비전문가들도 귀를 쫑긋 열고 듣게 만들었던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라흐마니노프 3악장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아 행복하다.'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라흐마니노프 2악장을 천만 번 넘게 들을 정도로 애정한다.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라흐마니노프 3악장듣게 됐다.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표현한 라흐마니노프는 담담하면서도 정열적이었다. 당신이 얼마나 피아노를 사랑하는지를 표현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당신의 음악을 들으며 행복하기를 바라는  같았다.


음악에 대한 그의 진심이 음절 한 마디마다 듬뿍 느껴졌다. 호흡과 쉼, 개성 있는 리듬감에서 그가 그의 행복과 동시에 청중을 위한 행복을 고려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피아노를 매개체로 사람들에게 행복과 사랑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었다.


'나도, 행복을 줘야지.'


매번 출근을 할 때마다 이렇게 다짐을 한다. 맥주 한 잔으로 손님들에게 행복을 줘야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지. 최고의 미소를 선사해야지.

손님들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매니저들 그리고 더 나아가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지.



꿀 같은 쉬는시간



한국에서 서비스직을 해본 경험은 통틀어 6개월 정도. 그럼에도 굳이 비교를 하자면, 훨씬 더 수월할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존칭을 안 써도 된다는 것도 그렇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


땡큐, 쏘리, 익즈큐즈미..  너무 간단하지 않은가? 게다가 이것만 말해도 서비스 만족도를 200% 끌어올릴  있다. '영수증 여기 있습니다.' '무엇을 드시겠어요?' '감사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에너지와 시간 대비 비효율적인  같다.



하루치 평균 키친 오더 모음집, 한눈에 많은 주문량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 런던에서 서비스 문화는 없다. 동료들과 매니저들만 봐도, 웃는 얼굴을  유지하지 않는다. 아무리 언어가 다르다 해도, 목소리 톤이나 표현에 따라 친절도를 느낄  있지 않은가. 가끔 동료들이 손님들에게 화가 났나? 싶을 정도로 퉁명스럽게 말할 때가 있다. 그러면 옆에서 끼어드는 . 말을   부드럽게 해줬으면 싶기 때문이다.


 문화가 없기 때문일까?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서비스를 하고 팁을 받는 문화가 널리 퍼진 국가에서 일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영국에서 서비스직을   웃는 얼굴과 부드러운 톤만 한결같이  유지한다면,  20프로와 덤으로 '당신이 런던에서 만난 사람  가장 친절한  같아요' 들을  있다.



펍에서는 커피도 판다!



펍에서는 무수한 종류의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위트 에일과 같은 스타일의 맥주를 주세요,' '이걸 먹어봤는데 다른  추천해주세요'라고 손님이 주문하면, 아무리 바빠도 맥주 추천과 맥주 이야기를  하려는 편이다.


'오, 이거 괜찮네요. 파인트로 하나 주세요'라고 한다면 더더욱 기분은 째진다.

나 어쩌면 서비스직이 잘 맞을지도?


띠링.

월급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펍, 혼자 가도 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