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스콘 제대로 먹는 법

<런던에서 가이드로 먹고살기> 4화

by 걸어가는

"여러분, 조금 출출하시죠? 제가 맛있는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손님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듣기 시작하면, 나는 침착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스콘에 대하여. 영국식 스콘은 바삭하기보다 부드럽다. 오븐에 넣어 잠시 따듯하게 데워주는 곳이 있다. 데워주면 거칠어지거나 눅눅해지기도 하지만, 크림을 바르면 잘 스며들고 촉촉해진다. 빵순이라면 스콘 한 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것. 영국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스콘을 주문하면 항상 잼과 클로티드 크림이라는 유지방으로 만든 하얀색 크림이 같이 나온다. 영국에서 스콘을 먹는 방식은 공식화되어 이렇게 알려져 있다. 스콘을 먼저 반으로 가른다. 이때 공중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옆으로 갈라야 한다. 물론 먹는 사람 마음대로 해도 되지 않나 싶 스콘을 옆으로 잘라야 넓은 면의 두 쪽이 나오기 때문. 햄버거를 떠올리시면 된다. 반을 가를때 나이프를 써도 되긴 하는데, 손으로 갈라도 문제없다.

이제 반으로 잘라진 스콘의 면에다 크림과 잼을 함께 올려 먹는다. 크림을 얹고 그 위에 잼을 올리는 방식, 잼 먼저 크림 나중에 방식-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여기서 사소하지만 영국인들에게는 중대한 논쟁이 시작된다. 영국 남서부 데본 지방에서는 크림을 먼저, 이웃 마을인 콘월 지방에서는 잼을 먼저 올려서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를 많이 키우는 지역인 데본에서는 크림을 많이 생산한다. 크림이 그만큼 넘쳐날 것. 주인공인 크림을 잔뜩 올려야 제맛이라고 여긴다. 딸기잼을 만드는 콘월에서는 잼을 먼저 올린다. 콘월 방식으로 스콘을 먹게 되면 크림이 먼저 들어오고 달달한 잼으로 마무리된다. 잼이 주연이 된다.

코츠월드에는 스콘을 직접 만드는 티룸(차를 마시는 곳)이 정말 많다. 물론 요즘은 유통이 잘 되니, 사 오는 업체들이 있다고 하더라.(카페 주인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엿들었다.) 항상 투어 시 이 신기하고 유별난 스콘 논쟁에 대해 언급한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영국 사람들은 자기 주장이 확고한 사람들이다. 스콘 논쟁을 가지고 3시간 넘게 이야기하기도 하니까.

자유시간이다. 스콘 이야기에 입맛을 다셨던 손님들은 티룸으로 향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 정말 맛있는 스콘을 먹고 싶은 분들은 가이드에게 한 번 더 스콘 맛집에 대해 물어본다. 현명하다. 가이드인 나는 이 지역의 스콘을 섭렵한 지 오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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