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노후, 결국 아내와의 관계가 인생을 결정한다

은퇴 후 다시 시작하는 두 번째 신혼

21화.노후, 결국 아내와의 관계가 인생을 결정한다

은퇴 후 다시 시작하는 두 번째 신혼

아내의 눈치를 모르면 노후는 지옥이 된다.

퇴직 남편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부관계의 비밀.

설거지 한 번이 부부의 미래를 바꾼다.

은퇴 후 남편들이 놓치기 쉬운 아주 사소한 것들.

나는 은퇴 후에야 깨달았다, 내 인생의 가장 큰 변수이자 해답은 바로 아내라는 사실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변기 뚜껑을 닫는 일-노후 부부의 행복은 이런 사소한 습관에서 시작된다.

퇴직하고도 여전히 집안의 왕처럼 군림하려는 순간, 당신의 노후는 이미 끝난 것이다.

나는 종종 친구 H를 떠올린다. 은행 간부로 일하다 은퇴한 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시골에서 유기농 대추 농사를 짓는다.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다.

아내와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땀 흘리고,

틈틈이 붓글씨를 연습하며 전시회에 출품해 상도 받는다.

그 부부의 삶은 내게 늘 부러움과 동시에 묘한 아쉬움을 남긴다.

나 역시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를 설득하지 못해 결국 포기해야 했다.

뒤돌아보면, 아내와 충분히 대화하지 못한 내 잘못이 컸다.

아내는 도시의 편리함과 익숙한 삶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는데,

나는 나 혼자만의 그림을 그리며 “당연히 따라올 거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내의 눈치를 보게 되는 이유

요즘 들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나이 들어서 구박받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잘해야 돼.”

웃어넘길 수도 있는 농담 같지만, 사실 이 말에는 은퇴 남편들의 공통된 진심이 담겨 있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 아내의 눈치를 자주 보게 된다.

왜냐하면 이제 나의 노후, 나의 일상,

나의 행복은 결국 아내와 직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회사가 삶의 중심이었다.

가족과 아내는 늘 ‘곁에 있는 존재’였고, 나는 오히려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은퇴하고 보니, 내 곁에 남아 있는 건 결국 아내였다.

아이들은 독립해 떠나고, 직장은 나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