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잘했어

같은 마음으로

by 전 한 사람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은 눈을 감고 있다.


나도 눈을 감고 기도해야 하나

옆사람은 중간중간 고개를 숙인다.

'영광이 성부와…'

그 대목의 몸의 기울기와 속도구나 싶다.

같이 기도를 해야 하나 싶은 찰나

맘속에선

'은총이 가득하신…'을 읊조린다.


출발하던 차에 오르면서

성호를 그었고,

아이 들여보내자마자 복음 필사를 하고

세 번이나 읽었다.

그런데도

나의 기도가 부족해서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든다.


기도의 총량으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걸까.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성경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로는 퉁쳐 주시면 안 될까,

마음속으로 슬쩍(?) 흥정을 해본다.


잠시 후

진동벨이 울리고

옆에서 기도하던 엄마가 전화를 받는다.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오는 딸의 목소리.

“엄마, 나 1번으로 면접 봤어.

근데 나 좀 잘한 것 같아.”


엄마는

“그래그래. 잘했어. 잘했어.”

그 말만 반복한다.


하느님은

엄마들의 기도를

헛되이 듣는 법이 없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엄마는

가장 먼저 이 대기실을 빠져나간다.


그것마저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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