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반대변으로 올라탔다.

그날. 엘리베이터앞에서

by 전 한 사람


주일 저녁, 약속한 시간에 늦을 것 같아 급히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누군가 먼저 말했다.


“버튼 누르지 마세요.”


엘리베이터 앞에는 이미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원래 버튼을 누르지 않던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급한 순간에는 늘 그렇듯,
엘리베이터 앞은 금세 붐볐다.
누군가 반대편 엘리베이터의 상향 버튼을 눌렀고,
그때 나는 내가 버튼이 아니라
옆에 서있던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사실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반대편 엘리베이터가 먼저 도착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이동했고,


나도


엘리베이터 문은 천천히 닫혔고
나는 반대편으로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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