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노아의 기도

+ 할머니가 보고 싶어요.

by 박 윤여재


<잠자는 요셉 성인>


+ 사랑이신 주님,

잠자는 요셉 성인 아저씨께 오늘 밤 꿈속에서 제 기도를 1번으로 들어달라고 꼭꼭 전해주세요. 아멘.

노아는 주님께 기도하고 잠자는 요셉 성인 아저씨께 또박또박 쪽지를 썼다. 오늘이 일곱 번째 쪽지다. 엄마가 그랬다. 노아가 착한 마음으로 진심으로 기도하면 꼭 이루어진다고.


'요셉 성인 아저씨. 내일은 제발 할머니를 꼭꼭 만나게 해 주세요.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 노아는 매일 슬퍼요. 엄마도 슬퍼요.'

엄마가 코로나 때문에 더 이상 할머니를 보러 갈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는 정말 나쁜 것 같다. 우리 할머니를 못 보게 하다니. 그래서 엄마는 매일 슬프다. 노아도 매일 슬프다. 할머니가 보고 싶고 엄마가 울어서 슬프다. 마음이 아파 톡톡 치기도 하고 토닥토닥 쓰다듬기도 했다.


한참 자다 눈을 떠보니 와! 할머니다.

‘할머니! 할머니! 이제 다 나으신 거예요? 할머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

할머니 품은 폭신폭신했다.

‘보고 싶은 우리 노아야. 그런데 할머니는 다시 가야 한단다. 잠깐 노아 보러 왔어.’

‘안돼요, 할머니. 노아랑 같이 있어요.’

‘노아가 할머니랑 약속한 거 잘 지키면 할머니가 꼭 다시 올게.‘

‘네네, 꼭 그럴게요. 약속해요.‘

‘엄마가 할머니 때문에 많이 슬프단다. 할머니 대신 노아가 매일 엄마를 꼭 안아주고 사랑해하고 얘기해주렴.‘

‘네네, 꼭 그럴게요. 약속해요.‘

‘또 할머니 대신 잠자는 요셉 성인 아저씨께 매일 쪽지를 써주렴. 요셉 성인 아저씨도 엄마처럼 노아처럼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네네, 꼭 그럴게요. 약속해요.‘

‘그리고 할머니 대신 주님께 우리 노아 잘 보살펴주세요 하고 매일 기도해 주겠니?’

‘네네, 꼭 그럴게요. 약속해요.‘

할머니랑 약속하고 폭신폭신한 할머니 품에 꼭 안긴 채 노아는 다시 잠이 들었다.


한참 자다 다시 눈을 떠보니 할머니가 없다. 노아는 울지 않고 씩씩하게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를 꼭 안고 사랑해 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요셉 성인 아저씨께 보내는 쪽지를 썼다. 며칠이 지났다. 할머니는 아직도 안 오신다. 노아가 매일 약속을 잘 지켰는데 할머니가 안 오신다. 그래서 노아는 화가 났다. 오늘은 엄마도 안아주지 않고 요셉 성인 아저씨께 쪽지도 안 썼다. 자꾸자꾸 화가 나 주님께 기도도 안 했다.


한참을 자다 눈을 떠보니 와! 할머니다. 그런데 할머니랑 엄마랑 요셉 아저씨가 주님이랑 소곤소곤 얘기하고 계셨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노아는 살금살금 다가갔다.

할머니는 엄마한테,

‘우리 노아가 내 대신 잘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니?’

‘네, 그럼요. 매일매일 안아주고 사랑해라고 해줬어요. 노아가 제 슬픔의 반을 덜어주었어요,’

엄마가 웃으니 할머니도 웃었다. 노아는 속이 뜨끔했다. 할머니가 안 오셔서 화가 나 엄마를 안아주지도 않고 사랑해라고 말도 안 했는데.

할머니가 요셉 성인 아저씨께,

‘우리 노아가 제 대신 쪽지를 매일 써주었나요?’

‘네, 그럼요. 매일 정성 들여 제게 쪽지를 써주었답니다. 덕분에 제가 잠을 잘 시간이 없을 정 도였어요.’

요셉 성인 아저씨가 웃으니 할머니도 웃었다. 노아는 속이 뜨끔했다. 할머니가 안 오셔서 화가 나 쪽지를 안 쓴 지 한참 됐는데..

할머니가 주님께,

‘사랑이신 주님, 우리 노아가 제 대신 매일 기도를 해주었나요?’

‘그렇다. 세수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 늘 할머니 생각뿐이니, 노아는 숨 쉬는 것처럼 기도를 하고 있단다.’

노아가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했다. 노아의 눈물이 자꾸자꾸 흘러 할머니랑, 엄마랑, 요셉 성인 아저씨랑, 주님께서 점점 멀어져 갔다. 얼른 눈물을 멈추고 할머니 손을 잡아야 하는데 자꾸 멀어져 무섭고 속상해 계속 엉엉 울었다.


한참을 자다 눈을 떠보니 엄마가 옆에 있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 사랑해요.’ 하면서 엄마 품에 꼭 안겼다. 엄마가 다시 떠내려갈까 무서웠다. 노아는 할머니가 매일 밤마다 오셔서 엄마랑, 요셉 성인 아저씨랑, 주님을 만나 노아가 약속을 잘 지키는지 물어보신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엄마랑 요셉 성인 아저씨랑 주님께서 할머니를 얼른 집으로 오게 하시려고, 노아가 잘하고 있다고 거짓말한 것을 알았다. 마음이 다시 아팠다. 노아 때문에 마음이 아파 화가 나고 속상해 마음을 쿵쿵 두드렸다. 노아는 다시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를 꼭 안고 사랑해 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요셉 성인 아저씨께 보내는 쪽지를 썼다. 그리고 주님께 기도했다.


+ 사랑이신 주님,

오늘 저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엄마랑, 요셉 성인 아저씨랑 저 때문에 거짓말을 하셨어요. 용서해주세요. 이제는 정말 열심히 할머니랑 약속한 것 꼭 지키겠습니다. 아멘.


기도하다 잠이 든 노아에게 할머니의 담요가 따뜻하게 덮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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