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1단계 Day 2

하느님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기억

by 박 윤여재

< 질문 >


하느님이 함께 하셨음을 느낀

3가지 순간은?





< 명동성당에 뜬 무지개 >



I.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주일미사 영성체 후 묵상 중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주일학교 교사를 해야겠어.’라고.

나조차 당황스러워 ‘뭐지? 도대체 왜 이런 생각이 든거지?’ 하며 갸우뚱했다.

무엇에 이끌리듯 미사 후 무작정 신부님을 찾아가 말씀드렸다.

나처럼 자진해서 찾아오는 경우가 흔치 않다고 신부님께서도 흔쾌히 환영해 주셨다.


첫날 신부님과 함께 교무실로 갔고

교감선생님을 만났다.

‘요한 선생님, 오늘 처음 오신 요셉피나 선생님입니다.’

인사를 하려고 교감선생님을 보는 순간

머리에서 ‘댕~~~~~~~~~~~~’하는 종소리가 들렸다.

또다시 당황스러워 ‘뭐지?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지?’하며 갸우뚱했다.


그렇게 교사생활을 열심히 했고, 그 후 요한 선생님과 결혼을 했고, 성가정을 이루었다.

몇십 년도 더 지난 얘기지만, 그 두 날의 기억은 여전히 또렷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나의 이 에피소드는 모두 유쾌해하면서도

여전히 믿지 않는 눈치다.

내 머릿속 종소리의 진실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비록 하느님을 만나지도, 목소리를 듣지도 못했지만

그날 그미사 시간에 내 마음속에 들어오셔서 나를 교사로 불러주시고,

또 그이를 만나 나에게 종소리를 들려주신 것이

바로 하느님의 big picture 이셨다고.

감히 느껴본다.


<어머님들이 만든 첫 번 봉헌초>



II.


첫 영성체 어머니반 교리 교사를 시작하다.



일하면서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는 생활에 점점 지쳐가던 즈음

남편과 1월 1일 미사를 가면서 말했다.

‘오늘은 당당하게 기도할 거야. 나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았고, 많이 힘들었으니까

그에 합당한 큰 복을 내려달라고.’ 남편은 이런 내가 어이없었는지 그저 웃었다.


그런데 미사 후 내가 남편에게 한 첫마디는 ‘나 봉사활동을 다시 할까 봐.’였다.

남편은 '복을 달라고 기도한다더니 갑자기 봉사활동?' 하며 의아해했다.

‘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

갑자기 오래전 주일학교 교사를 처음 결심했던 몇십 년 전 그날이 생각났다.


그리고는 성당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자매님을 만나 말씀을 드렸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으니, 그런 분야에 내가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말씀드렸다. 그런데 자매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와 지금 딱 필요한 자리가 있어요. 웬일이야. 간절히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와주시다니’하고 너무 반가워하셨다. 바로 첫 영성체 어머니반 교리교사 봉사였다. 직장생활 하시는 어머님들 대상으로 저녁반 교사가 필요했다고 했다.


1년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나와 어머님들은 2시간가량 교리 수업을 했다. 무엇보다 출석이 중요했고, 아직은 어린아이들과 남편을 두고 다시 나와 참여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 외짝 교우도 많으셨는데... 하지만 그 시간 동안 기적을 경험했다. 우리 반 12명의 어머님들과 아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무사히 첫 영성체를 받았다. 혼자였으면 결코 하지 못했을 많은 일들을 함께 격력하고 위로하며 견뎌온 아름다운 공동체였다.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내 마음속에 들어와 나를 불러주신 하느님.

그 이후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미뤄왔던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만난 분들과 함께 보람 있는 연구 프로젝트도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인연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오늘 이 신앙 일기 모임까지 함께 할 수 있었으니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이번에도 하느님을 만나지도, 목소리를 듣지도 못했지만 1월 1일 그 미사는 내게 기적이었다.


< 지거쾨더 - 베델에서 꿈을 꾸는 야곱>



III.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제 마음속에 들어와 저의 길을 정해주시고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길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

실은 지금 주님께서 다시 제 마음속에 들어오시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오실 때는

베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야곱의 꿈속에 주님께서 갑자기 나타나 주셨던 것처럼

그렇게 와주셨는데

이제 지금은 절실히 원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제게 오실지 모르지만

언제나처럼 간절히

하느님과의 세번째 만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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