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1단계 Day 10

생각 연습

by 박 윤여재

<질문>

신앙의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준비를 하시나요?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위기는 반복되곤 합니다.

어려움을 다시 만나지 않기 위해

어떤 대비를 하시고 계시나요?




< 이철수 판화 - 풀잎 예수 >


오늘의 질문은 특히 '신앙에서 삶으로

다시 삶에서 신앙으로'의

생각과 경험이 공유되는 것 같다.

신앙의 어려움은

결국 삶 속에서 터져 나온

아픔과 괴로움에서 시작되며

그 시작엔 관계가 작용한다.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처음에는 상대방을 먼저 봤다.

그리고 이해하려고 애썼다.

마음이 아닌 머리로.

'다 이유가 있겠지.'

'사람은 원래 다 다르니까.'

하지만 노력으로 얻은 이해는

가슴속 깊이

억울함과 분노를 저장했고

어느 날 엉뚱한 곳에서 폭발했다.

원망의 대상은 주로 가족이거나

보이지 않는 주님이셨다.

그렇게 ‘생각 연습’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터지면 꿰매고

다시 터지고 꿰매는 작업을 지속하면서

내 안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조금씩 줄여갔다.

그 과정은 치열하고 더뎠다.

아이를 키우면서 시작된 생각 연습은

점차 타인에게 확장됐다.

아이를 키우며

너무 예쁘고 사랑하고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그만큼 기대하고 그만큼 실망하고

그래서 화내고 상처 주고 상처 받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또다시 잊고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사랑- 최선 - 기대 - 실망 -

분노 - 상처 - 용서 -화해'의 과정.

강의도 많이 듣고, 책도 많이 읽고, 마음공부도 하면서도

늘 반복되었다.

알면서 왜 행하지 못할까?

왜일까? 궁금했고 또 괴로웠다.


그렇게 다시 '성서'로, 처음으로 돌아왔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멀리 두었던 성서.

머리로만 지식으로 읽었던 성서를

비로소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런 마음으로 성서를 읽었을 때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구절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이 말씀을 듣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하나 가 버리고 마침내 예수 앞에는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여자만이 남아있었다.‘(요한 8,7)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남을 이해하고자 머리로만 노력하며

실상 내 모습은 전혀 보지 못한

나를 보게 되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내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먼저 돌아봐야 했었는데

나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서

남을 향한 뾰족한 시선만

거두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었다.

나 또한 '하나하나 가 버린 사람' 중 하나였고,

그나마 끝까지 남아 비난하지 않고

뒤로 물러설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예수님의 용서는 읽을 때마다 엄청나다.

그 앞에 서면 늘 나는

'자신은 용서를 받았으나 다른 사람은 용서하지 않은

무자비한 종'(마태 18,23-35)이 된 것 같다.


사람들이 ‘선생님은 화 안 나세요?’

하고 가끔 묻는다. 회의나 워크숍 중에

서로 의견이 대립 대고 날카로워질 때

늘 평정심을 유지한 탓인가 보다

‘아뇨, 완전 겉으로만 그래요.

속으로는 저도 엄청 흉보고 비난하고 그래요 ‘.

하고 웃는다.

그나마 겉으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분노하지 않고 잘 어우러질 수 있음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 안의 화와 분노 지수가

0의 상태로 가면 좋겠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임을 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엄마가 되어가는 중이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이 작업은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관계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되어가는 중이다.

이 또한 죽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사랑- 최선 - 기대 - 실망 -

분노 - 상처 - 용서 -화해의 과정'을

'사랑 - 최선 - 이해'의 과정으로 대하고자

오늘도 여전히 생각 연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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