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2단계 Day 5

문화예술 속 하느님

by 박 윤여재

<질문>

문화 예술 안에서 어떤 하느님을 체험했나요?

오감을 통해 전해지는 문화예술 안에서 하느님은 어떻게 다가오셨나요?





하나, 희망의 하나님


영화 <쇼생크 탈출>을 아마 10번 이상은 본 것 같다. 좋아하는 유튜브 장면까지 합하면 50번쯤 될까? 그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주인공 앤디가 처벌을 감안하고 <피가로의 결혼 - 산들바람은 부드럽게 > 오페라를 교도소 전체에 방송했던 장면이다. 이 뜻밖의 상황에 모두 정지한 채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오페라를 듣는 죄수들의 표정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볼 때마다 감동이고 눈물이 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드의 대사.


난 지금도 그 이탈리아 여자들이

뭐라고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 알고 싶지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은 것도 있다.

난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고

가슴이 아프도록

아름다운 얘기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이 회색 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 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3분 남짓의 시간 동안 그들이 들었던 이 오페라는 아마 신이 주신 선물이 아니었을까? 가사의 내용이나 오페라의 형식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주인공 엔디도, 그리고 다른 죄수들도 회색 감옥에 갇힌 절망적 순간에 음악을 통해 자유를 향한 희망을 꿈꿀 수 있었기에.


https://youtu.be/un7tf_iCGPA

둘, 위로의 하나님

그렇게 좋아하는 그룹도 팬도 아니었지만, 샤이니 종현의 죽음이 유난히 아팠던 건 그가 진행했던 푸른밤 마지막 날 영상을 본 후부터였다. 슬프지만 아름다웠던 모습, 그의 말, 그의 행동 그리고 유서와 함께 들려온 ‘아프지 마요’의 노랫말.


한 아름다운 청춘이 세상과 작별하기 직전 겪었을 아픔과 고통을 느끼며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 나도 자꾸 운다. 어른으로서 미안함 그리고 죄책감. 마지막에 함께 하는 노래 ‘아프지 마요’를 들으며 힘들 때 곁에 와 편히 쉬라 하셨던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 더 마음이 아파온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오 11,28)


https://youtu.be/u5CSDNMj4as


셋, 우리 곁 어디에나 계시는 하나님


지거쾨더 신부님의 성화는 볼 때마다 울림을 준다. 강렬한 색채로 묘사되는 독특한 인물 묘사, 그리고 뜻밖의 모습으로 함께 하는 예수님을 통해 성서 속 예수님이 아닌 오늘날 우리와 함께 하시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성체성사의 식탁'에서 우리는 유대인, 거지, 창녀, 어릿광대, 나치의 홀로코스트 복장인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는 부상당한 흑인 노동자 등을 볼 수 있다. 신부님은 직접 겪은 2차 세계대전과 나치스, 홀로코스트를 통한 개인적인 경험들을 성화 속에 녹여내셨다. 우리는 같은 성서의 장면이라도 화가의 성찰과 해석에 따라 다양한 그림을 접할 수 있다. 지거쾨더 신부님의 성화에는 신부님의 성찰과 관점이 담겨 있어 우리에게 또 다른 묵상의 기회를 주신다.




특히 신부님은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을 어릿광대의 모습으로 묘사하였는데, 이는 경직되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 그 안에서 우리는 한껏 자유로움을 경험하며 우리 곁 어디에나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상상한다. 지거쾨더 신부님의 성화를 꼭 실제로 볼 수 있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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