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2단계 Day 6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된 하느님

by 박 윤여재

<질문>

나는 하느님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가요?

짧은 글을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하느님을 표현해 봅니다.







"하느님을 만난 날"


프롤로그


“축하드립니다!

‘하느님 meeting day’에 초대되셨습니다!” 마침내 초대장을 받았다.

10년의 도전 끝에 얻은 기회다.

드디어 하느님을 만나게 된 것이다.


1.

내일이다. 아침 7시까지 정해진 장소로 가야 한다. 맙소사! 이렇게 급작스럽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하느님을 만나야 하다니. 떨리고 당황스러웠다. 오늘 밤 나는 기도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눈을 감으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 뜻밖이었지만 주님의 초대에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기도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2.

그곳은 높은 오르막길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아주 높은 길. 아름답고 향기 나는 꽃길인 줄 알았는데...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낯선 곳에서 선생님을 만나니 울컥했다. 나를 이 자리로 이끌어주신 분. 오히려 그간 정말 수고 많았다고 멋지다고 내 등을 토닥여 주셨다. 손만 꼭 잡은 채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가파른 길이 계속되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신부님이 계신다. 지쳐있는 나를 보고 환히 웃어주셨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언제나처럼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셨다. 가다가 지치면 쉬기도 하고, 힘들 땐 울기도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언제든 다시 와 주신다고.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조금 더 힘을 내야지. 저기 아... 엄마다. 엄마가 계신다. 맙소사. 빈속에 나간다고 내내 걱정하시더니 도시락을 갖고 이 먼 곳까지 오셨다. 잔소리 좀 그만 하시라고 소리치며 나온 게 내내 걸렸는데, 따뜻한 밥에 국물까지. 먼 길 가는데 어여 가라고, 조심하라고, 눈가가 촉촉하시다.

3.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경사는 점점 가팔라졌다. 그때 누군가 힘껏 손을 당겼다. 돌아보니 남편이다. 아, 와주었구나. 갈 길이 먼데 나를 위해 여기까지 와주었다. 언제나 그랬다. 말없이, 내가 필요할 때, 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날 응원해준 사람. 고맙다는 말을 백번쯤 하고 싶었지만 그는 내 눈빛만 봐도 다 알고 있기에 그냥 웃었다. 웃음만으로 백가지 말을 할 수 있기에. 그렇게 힘을 받아 마지막 고비를 넘었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아, 저기, 아빠... 우리 아빠가 계신다. 30년 만이다. ‘우리 짱구 왔구나.’ 아, 얼마나 듣고 싶었던 목소리였나. 아빠는 여전히 멋졌다. 환한 빛이 났다. 꽉 잡은 아빠 손은 여전히 엄청 크고 엄청 따뜻했다. 하느님과의 약속 시간을 미루고 아빠랑 같이 있고 싶었다. 하지만 아빠는 얼른 가라고 뒤 돌아보지 말고 얼른 가라고 ‘우리 짱구 파이팅!’하고 말했다. 듣기만 해도 절로 힘이 나는 아빠의 응원. ‘그래, 내겐 할 일이 있었다. 하느님께서 기다리신다. 얼른 가야지.’ 하고 달렸다. 뒤돌아 아빠를 보고 싶은 만큼 힘껏 앞으로 달렸다.

4.

오르막길 끝이다. 어느새 밤이 되었다. 막상 하느님을 만날 때가 오니 두려움이 앞섰다. 한 발자국 내딛기도 조심스러웠다. 그 순간 까만 하늘에 빛이 나기 시작했다. 하느님이시다. 내가 길을 걸을 때, 길을 잃을 때, 길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변함없이 움직임 없이 그 자리에서 빛을 내주시는 나의 빛, 나의 별 하느님이 그곳에 계셨다. 높고 힘든 오르막길을 오를 때 만났던 사람들. 선생님, 신부님, 엄마, 남편, 그리고 아빠. 내가 이 길에 설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 준 사람들. 내 곁에서 빛이 되어준 사람들. 하느님을 만나게 해 준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보였다.


5.

나는 높이 높이 날아 올라 한참을 별 곁에서 얘기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침이 오고 있었다. 별이 지나간 자리는 여전히 따뜻했다. 주위를 돌아보니 혼자다. 하지만 이젠 혼자여도 혼자가 아님을 안다. 얼른 내려가야겠다. 오늘 하루도 엄청 바쁜 하루다.



에필로그.


하느님을 만나고 온 지

한 달이 지났다.

내 삶은 여전히 바쁘고

여전히 힘들고 고단하다.

큰 변화는 없다.

사람들은 무척 궁금해한다.

하지만 무언가 해줄 말이 없었다.

매일 보던 환한 별을 보았고,

그냥 따뜻했고 편안했다는 말밖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내게 주어진 하루를

더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말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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