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한 달 간의 여정

나의 신앙생활의 변화

by 박 윤여재


<질문>

한 달 동안 나의 신앙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나의 삶에서 하느님을 찾아보고,

내가 하느님을 만나는 통로를 발견하며

인간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찾는 시간 동안

나의 신앙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한 달간 여정의 마지막 날이다. 한 달 동안 아주 먼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뚜렷한 목적지를 정해놓지 않고 가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출발한 여행이었는데 내 마음과 몸이 돌고 돌아 이 곳에 도착했다. 이정표를 따라 걷다가 마음이 바뀌어 모르는 곳으로도 가보고,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어려움으로 잠시 쉬며 주저앉기도 했다.

돌아보니, 한 달간의 여정 속에 긴 나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기쁜 일, 힘든 일, 슬픈 일, 감사한 일.... 그때마다 곁에서 함께 해준 사람들. 힘들 때 기꺼이 한쪽 어깨를 내어주고, 슬플 때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해 준 감사한 사람들. 그렇게 내게 웃음과 행복을 전해준 고마운 사람들.


참 신앙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그 답을 찾고 싶은 간절함에 인내와 고난 대신 기쁨과 찬미를 느끼고 싶어 울먹일 때, 주님께서 내게 주신 많은 일들. 누구도 아닌 오롯이 내가 느끼고 감당해야 할 일임을 다시금 느끼고 경험했다.


어머님이 주님 품에 안기 신지 꼭 열흘째이다. 90세가 넘으시면서 몸은 점점 쇠약해지셨고, 하지만 정신은 또렷하셨다. 그만큼 더 힘드셨던 여러 가지 상황들을 어머님도 우리도 함께 견뎌야 했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고, 점점 더 힘들어지시면서 그렇게 신앙이 깊으셨던 어머님도 '요셉피나야, 죽는 것이 무섭다.' 하고 말씀하셨다. 돌아가시던 날 내내 어머님 귀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를 반복했다.


그 무렵 뜻밖의 감사한 소식을 들었다. 기쁨에 들뜰 만큼 좋은 일이었는데 감사하지 못한 채 여전히 고통 속에 힘들어하는 나 자신을 보며 괴로웠다. '왜 나는 주님께 온전히 기뻐하지 못한 채 이렇게 현실의 고통만 힘들어할까? 왜 나는 머리로 행동으로 열심히 행하면서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까?' 매일 기도 속에 묻고 또 묻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답이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님이 떠나셨다.


코로나로 모든 상황이 힘들고, 모든 것이 어려운 시기다. 그런 상황이 무색할 만큼 어머님을 보내드리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받기만 했다. 오랜 시간 곁에서 함께 해주신 분들 그리고 병원과 성당에서 나눠주신 사랑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위로와 감동을 주셨다. 그동안 그렇게 찾고 헤매고 부르짖었던 신앙인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 가를 나는 직접 보고 듣고 경험했다. 이 번에도 어김없이 주님께서는 내 물음에 답을 주시고, 이러석은 나를 이끌어 주신 것이다.

신앙 일기를 쓰는 동안 온전히 생각하고 써 내렸던 주님께서 보여주신 내 삶 속의 기적 같은 순간들도 막상 나의 고통 앞에서는 그저 지나간 순간일 뿐이었다. 그렇게 기적같이 나를 이끌어주셨다며 기쁨에 차 돼내였던 순간들도 그냥 일상의 한 조각일 뿐이었다. 그렇게 나 중심적인 생각으로 번번이 인간적인 한계에 부딪혔던 내게 주님께서는 또다시 엄청난 일들을 내려 주셨다.


이 끝에 다다라 다시 보니 나는 혼자서 참 많은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걷고, 혼자서 울그락불그락 참 많은 감정들을 경험했다. 어머님이 떠나시면서 한 달 간의 여정도 마무리를 짓고 있다. 아직 채 추스르지 못한 마음을, 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을 주님께 청하고자 용기 내어 마지막 글을 써본다. 신앙 일기 여정 속에 어머님과 함께 걸어온 느낌이 든다. 내 고통과 힘듦의 순간 속에 쇠약해져 가시는 어머님의 고통과 힘듦도 고스란히 담겨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머님께서 떠나시면서 내게 주신 소중한 선물, 주님의 은총 안에 함께 해주신 일들을 다시 생각한다.



어머님께서 남겨주신 사랑과 감사는 이제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 답을 알려주셨습니다. 부족한 제가 넘어지지 않고 또 한 걸음 용기 내어 나아가도록 해 주셨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인 제게 '괜찮다. 수고 많았다. 고맙다.'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맑고 푸른 하늘만큼 어머님도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마시고 아버님과 함께 주님 곁에서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누리시길 간절히 간절히 기도합니다.


힘든 시기 신앙 일기에 초대해 주신 신부님과 함께 해주신 많은 형제자매님들께 일일이 표현하지 못할 감사를 느낍니다. 모두의 마음이 글로 모아져 제 가슴속에 귀한 경험으로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별이 되어 빛을 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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