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6 : 다시 경험하고 싶은 행복의
순간

by 박 윤여재

<주제>

사람은 행복한 기억을 따라 성장하게 됩니다.

신앙 안에서 다시 경험하고 싶은

행복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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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나고 보니,

가장 행복한 순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여러 상황과 여건들로

허둥지둥 정신없이 보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물며 늘 부족한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신앙의 여정에서 지나온 순간들은

더욱 그랬다.


처음이라, 경험이 없어, 제대로 알지 못해

아쉬움과 후회 가득한 순간들이 그랬다.


2.


그 첫 번째는 우리의 결혼식 혼배성사 때이다.

그때는 모든 촬영부터 결혼식 폐백까지

새벽에 시작하여 하루 만에 모든 것을 해야 했기에

성당에서 혼배성사를 시작할 때는

이미 피곤으로 눈이 반쯤 감겨왔던 것 같다.

결혼식 영상을 통해서만 전해지는 그날의 기억들...


결혼 15주 년 때

남편의 친구인 수도원 신부님 그리고 딸과 함께

소박하게 혼인 갱신식을 했다.

주님께서 주신 가장 소중한 선물인 딸과 함께

혼인 서약서를 다시 읽고 서로에게 쓴 편지를 읽어 주며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나누었다.


주님 안에 둘이 만나

셋이 함께 성가정을 이루고

주님과 신부님 앞에서

다시 혼인 서약서를 읽으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행복했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제 딸의 결혼식 때에는

다시 부모로서

그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


3.


두 번 째는 딸의 유아세례와 첫 영성체 때.

딸을 낳은 지 채 한 달이 안 되어

나도, 아기도 힘든 컨디션으로

후다닥 치른 기억이었다.

첫 영성체 또한 요즘과는 달리 한 달 동안

부모 교리 없이 힘든 스케줄로 진행되어

힘들게 치른 기억이었다.


딸에게 물어보면 딸 또한

힘들게 성경필사 한 기억,

기도문 외웠던 기억만 생생하다 했다.

주님을 만나는 가장 중요한 첫 순간에

일을 치르듯, 해낸듯한 기억을

남겨준 것이

내내 미안하고

주님께도 죄송했다.


그래서 첫 영성체 어머니반 교리 봉사를 하며

아이들이 세례식을 받을 때마다

다시 부모의 마음이 되어

주님의 기적을 느끼고

행복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때 알지 못했던

그 은총과 행복을 아이와 부모님들이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봉사하고 싶다.


3.


마지막은 아버님 장례미사 때이다.

아버님의 장례 미사가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되는 것은 다소 모순이지만...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시아버님은 신앙인으로

평생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이셨다.

92세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평생을 새벽 미사, 기도생활, 성당 활동을 하시며

한 순간도 신앙생활을 게을리한 적이 없으셨다.

그리고 그 신앙이 일상의 삶 안에서

그대로 스며들어

진심으로 그리스도의 향기가 묻어나는 분이셨다.


돌아가실 날은 추석 연휴기간이었다.

7남매와 배우자 그리고 손자녀들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아버님 곁에 종일 함께 모여

묵주 기도를 드렸다

그리소 한 명씩 아버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가운데

서서히 숨을 거두셨다.


형님 신부님의 은총으로

수십 명의 신부님들이 함께

아버님의 장례미사를 집전해 주셨고,

미사 동안 아버님의 신앙생활 하나하나를 말씀해 주실 때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셨다.

살면서 참석했던 그 어떤 미사보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미사였다.


아버님의 아름다웠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우리도 주님을 만나는 그 날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전해주신 시간들이었다.



4.


신앙의 여정에서 행복

주님을 아는 만큼 성숙해지고

또 성숙해지는 만큼

그 감사와 행복도 배가 되는 것 같다.


무심코 행하는 순간들이

그저 지나가는 순간이 아닌

은총과 기쁨의 순간으로 기억되기 위해

주님을 알고 배우고 일을

한 순간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함을

다시 한번 청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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