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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by bluemind



오랜만에 대학교 근처 스터디 카페에 공부하러 갔다. 이곳은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나무데크로 된 산책 코스가 둘레길처럼 조성되어 있어 공부하다가 걷기에 좋다. 그리고 그 길목엔 저마다 다른 색상과 개성을 지닌 고양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추운 겨울을 보내는 고양이들의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어떤 고양이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유심히 관찰하고, 또 다른 고양이는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해 꼬리를 살랑거리며 애교를 부린다. 반면, 경계심 강한 고양이는 조용히 거리를 두고 관찰하다 어느새 사라진다. 고양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지친 내 마음에 작은 휴식이 찾아왔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도시 속 작은 야생의 조각 같았다.



가축이라면 소, 돼지, 말, 닭 등이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이 야생에서 길들여져 인간과 공존해 왔다. 고양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고양이는 가축으로서의 실용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소나 말은 노동력을, 돼지는 육류를 제공한다. 반면 고양이는 쥐를 잡는 것 외에는 뚜렷한 쓸모가 없다. 게다가 밥은 한 끼도 거르지 않고 꼭꼭 달라고 해서 잘 먹고 산다.



그런데도 고양이는 아름다운 동물로 손꼽히며 사랑받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유연한 눈빛, 새침함과 용맹함이 함께 깃든 표정, 그리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태도까지 모든 것이 매력적이다. 오후의 햇살 아래 까끌까끌한 혀로 아래 몸을 정돈하며 일광욕을 즐기는 고양이가 사랑스럽다.


초기 농경 사회에서 고양이는 주로 쥐나 해충을 잡아 인간에게 간접적인 도움을 주며 살아왔다. 이는 고양이가 인간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고양이는 여전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간과 공존하고 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사냥하며 먹이를 구한다. 인간과 함께 살며 길들여졌음에도 야생의 본능을 잃지 않았다. 필요할 때 인간에게 다가오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스스로 영역을 지키며 독립적으로 살아간다. 이러한 점은 개와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스터디 카페 주변에서 고양이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지혜가 얼마나 놀라운지 새삼 느끼게 된다. 고양이는 필요할 때 인간과 교감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스스로의 생존 방식을 찾는다.



그들의 삶은 단순히 먹이를 구하고 살아남는 생존을 넘어,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고양이는 단순히 반려동물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우리 곁에 존재한다. 그들이 보여주는 독립성과 자유로움은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고양이들의 우아함과 독립성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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