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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욕구가 이끄는 삶

우리는 자유로운가

by blue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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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진다.

오늘도 똑같은 하루가 시작될 텐데,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제 상사에게 받은

업무 피드백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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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잠에서 깬 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내가 이걸 왜 이렇게까지 원할까?'

승진에 대한 갈망,

인정받고 싶은 마음,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바람...


이 모든 것들이 내 안에서

끊임없이 꿈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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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감정들은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출근길 기차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남들의 성공담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부러움,


동기가 좋은 소식을 전할 때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질투심 말이다.




욕구는 생각보다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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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직장인이 된 지금,

나는 하나의 확실한 사실을 깨달았다.

욕망은 지성보다 앞선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이 정말

맞다는 것이다.


어제 저녁, 다이어트를 다짐했던 나는

오늘 점심시간에 치킨을 주문했다.


머리로는 분명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동료가 치킨 사진을 보여주는 순간

나의 식욕이 이성을 압도해버렸다.

이런 경험이 나만의 것일까?


아니다.

우리는 매일 비슷한 상황을 마주한다.

잠을 더 자고 싶어서 운동을 미루고,

쇼핑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가계부 계획을 무너뜨린다.




인간은 결핍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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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다."

그에게 인간은 끊임없는 결핍의 존재이며,

그 결핍을 채우려는 갈구가

곧 삶의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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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프면 고통스럽고, 졸리면 괴롭다.

사랑받지 못하면 외롭고,

인정받지 못하면 허무해진다.

이 모든 감정의 근원은

바로 내재된 충동이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충동과 갈구는

결국 생존과 번영을 향한

본능적 반응인 셈이다.




욕구의 5단계, 그 끝없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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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었다.

생리적 욕구부터 안전, 애정, 존중,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아실현의 욕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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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내 모습을 관찰해보니

정말 신기했다. 신입사원 때는

생계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안정되고 나니

이번엔 동료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졌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층위의 욕구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생리적 필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업무 성과를 통해 존중받고

싶어하는 것처럼 말이다.




고통과 권태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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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통과 권태를 오간다고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없는 사람은 없어서 괴롭고,

있는 사람은 있어서 지루하다.

실제로 그렇다.

갖고 싶던 것을 손에 넣으면,

우린 곧 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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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충족된 자리에

무료함이 찾아온다.

새로 산 스마트폰에 열광하다가

일주일 후엔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더 갖고 싶어 하고,

더 새로운 것을 원하게 된다.

이 악순환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내적 갈구를 인식하고 조율하는 것이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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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이걸 너무 원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게 나에게 꼭 필요한 걸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습관이 필요하다.


지난달, 동료가 승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내 반응을 관찰해봤다.


축하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질투와 조급함이 올라왔다.

그 순간 나는 잠시 멈춰서 생각해봤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승진일까?

아니면 단순히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갈증일까?'


이런 질문을 통해 나는 내 안의 갈구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갈망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건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에너지다.



욕망을 다스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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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갈구를 완전히 없애려 하지 말자.

그건 인간의 본능이자

삶의 원동력이니까.

다만 그것을 인식하고,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해보자.


요즘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5분간 명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에

'오늘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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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은 점검 습관이 쌓이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예전에는 충동적으로 행동하던

일들이 줄어들었고,

대신 좀 더 신중하고

의도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불완전함이라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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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인간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증거다.

완벽한 존재라면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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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동시에 그 갈구 때문에

우리는 성장한다.


더 나은 모습이 되고 싶어서 책을 읽고,

사랑받고 싶어서 타인을 배려하며,

안전하고 싶어서 미래를 준비한다.




작은 실천의 힘

고통 역시 마찬가지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것처럼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조건이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우리는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더 진실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

갈구를 억누르면 오히려 병이 되고,

지나치게 빠지면 중독이 된다.


열망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감당하지 못할 때,

그것은 고통이 된다.


나는 요즘 이런 작은 실천들을 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기 전에

하루 더 생각해보기,

SNS에서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이 들 때

앱을 끄고 산책하기,

승진에 대한 조급함이 들 때

현재 맡은 일에 집중하기.


특히 도움이 되는 것은 '3초 룰'이다.

강한 충동이 들 때 3초간 깊게 숨을 쉬며

'정말 지금 이것이 필요한가?'를

자문하는 것이다.



오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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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을 가진 삶은 때로는 힘들지만,

그만큼 역동적이고 의미 있다.

중요한 건 그 욕망에 끌려가지 않고,

내가 그것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것이다.


"이건 내가 정말 원하는 걸까?"

"지금 나의 욕구는 어떤 상태일까?"

그렇게 질문하고,

그 답을 스스로 받아들이면

내적 갈구는 더 이상 나를 흔들 수 없다.

대신, 내가 그것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


결국 모든 건 적절할 때 아름답다.

그 적절함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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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당신은 어떤 갈망을 느꼈는가?

그 충동 앞에서

당신은 얼마나 자유로웠는가?

그리고 내일은 조금 더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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