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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짱쓸 Feb 15. 2016

#18. 한 남자와 10년동안 연애하기

당신 참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 만큼 그는 예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예쁘다는 말은 80세가 되어서도 듣기 좋은 말일 듯 하다.


연애 초기에도, 연애 중에도, 결혼 후에도 나는 그에게 예쁜 사람이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난 그에게 물었다.


"나 왜 만났어?"


"예뻐서"


거창하지 않은 짧은 대답이지만 이 대답을 싫어할 여자는 없다. 그의 이 말은 나를 항상 예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긴 생머리를 처음 잘랐을 때도, 염색을 했을 때도, 새 옷을 샀을 때도 그는 항상 예쁘다고 이야기해준다. 물론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의상은 '별로'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예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내 눈에도 그는 여전히 멋지다. 나도 항상 그의 잘생김과 멋짐을 표현해준다. 신기하게도 이런 말들은 10년이 지나도 서로를 기쁘게 해준다.


"나한테만 예쁜게 아냐. 넌 누가봐도 예뻐"

"나한테만 잘생긴게 아냐. 당신은 누가봐도 잘생겼어"


제3자가 들었을 때 이보다 더 간지러운 대화가 또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10년동안 서로에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었다.


아낌없는 표현은 서로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준다. 예쁘다는 표현은 날 정말로 예쁜 사람으로, 멋지다는 표현은 정말로 그를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우리는 10년동안, 그리고 지금도 이 언어의 마법으로 사랑한다. 그녀가 예뻐보일 땐 예쁘다고 아낌없이 말해줘야 한다. 상대도 마찬가지다.


언어의 마법은 외적임 외에 내면적인 모습까지도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절대 아끼지 않아도 된다.


물론 타인과의 대화에서도 예쁘다, 멋지다는 말은 자주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그 말은 변화의 힘이 더 강하다.


오늘도 그는 화장기 없는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말한다.


"당신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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