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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짱쓸 Feb 16. 2016

#19. 한 남자와 10년동안 연애하기

눈물 보이기

사랑은 간질간질 하면서도 달콤하다. 그 이면엔 아픔도 있고, 슬픔도 있고, 그것이 눈물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느 사랑이나 마찬가지다.


연애의 기간이 긴 만큼 그 동안 쏟아낸 내 눈물 역시 한 트럭이다. 눈물없는 완벽한 연애는 찾아보기 힘들다.


내가 그에게 처음 눈물을 보인 건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를 봤을 때로 기억된다. 당시 우리는 집에서 함께 TV를 통해 봤고, 배우 손예진의 연기는 눈물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몇번을 봐도 눈물이 날 수밖에 없는 영화로 감히 평가한다)


그 이후의 눈물은 그와 다퉜을 때다. 자세한 내막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그의 앞에서 매우 서럽게 울었고, 그는 미안해했다.


그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을 때에도 온갖 서러움과 속상함이 밀려와 눈물을 쏟아냈다. 반대로 내가 그를 아프게 했을 때에도 가슴이 저려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눈물이라는 것 역시 속상한 감정을 대변해 줄 뿐,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다. 사랑한다는 말이 점점 익숙해지듯 눈물도 상대에게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커플들은 눈물을 흘리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눈물을 흘리게 했다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배로 극대화 시킬 수 있으나, 결국 "또 우냐"로 치부될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에게 눈물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서운함을 털지 않고 쌓아둔 뒤 이별한 후에 혼자 삼키는 눈물보다는 훨씬 좋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표현이 매우 중요하듯, 눈물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슬프면 울어도 좋다. 그리고 그 눈물의 이유를 상대에게 잘 설명하면 그만이다.


이전 글에서 수없이 반복했듯이 사랑한다는 표현, 스킨십, 그리고 눈물까지도 우리는 아낄 필요가 없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가슴에 박혀 내 자신마저 마음이 아팠다면, 다시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게 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마찬가지다.


온 몸을 이용해, 그리고 온갖 수단을 활용해서라도 내 감정을 표현하라. 그것이 슬픔이든 기쁨이든, 그가 떠난 뒤에 나홀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훨씬 현명한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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