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바라본 BHC의 전략적 가치 - 전략기획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이제 단순한 치킨 브랜드가 아니다.
한식·디저트·카페를 넘나드는 종합 외식 플랫폼으로 확장 중이다.
이런 BHC에 국내 대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투자하고, 이후 지분을 늘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사모펀드는 언제나 ‘현금 흐름’과 ‘엑시트 전략’을 철저하게 고려한다.
그렇다면 MBK는 왜 BHC에 이렇게까지 깊게 들어갔을까?
2005년 설립, 아시아 최대 규모 사모펀드 중 하나
국내 내수 소비재·서비스 산업에 강한 집중
주요 투자 사례: 홈플러스, 코웨이, 롯데카드, 유니클로코리아(에프알엘), 이마트 피코크 공장 등
MBK는 현금창출력이 높고, 매각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의 기업을 선호한다.
단순히 브랜드 가치가 아닌, 예측 가능한 수익 모델과 비용 효율성, 그리고 구조적 성장 여력을 핵심으로 본다.
하지만 동시에 MBK는 필요 없는 사업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고, 비용 구조를 극도로 효율화한 후 빠르게 회수하는 전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즉, 기업의 본질을 재구성하고 나머지를 도려내는 구조조정형 투자에 강하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구조조정과 자산 정리에 능숙하다. MBK 또한 마찬가지다. 실제로 홈플러스, 코웨이 등 굵직한 투자에서 보인 행보는 이 같은 '정리형 투자'의 대표 사례였다.
그런데 BHC는 달랐다.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브랜드를 더 붙이고, 식자재 사업을 확장하며, 외식 플랫폼으로 몸집을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건 구조조정이 아니라, 플랫폼화를 위한 그로스 베팅이었다.
MBK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BHC는 지금처럼 종합 외식그룹으로 진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사모펀드조차 줄이지 않고 키운 브랜드, 그게 바로 MBK가 본 BHC의 진짜 잠재력이었다.
2018년, MBK파트너스는 박현종 회장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BHC에 첫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구체적인 지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략적 소수 지분 확보를 통해 BHC 경영에 깊이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년간 BHC는 아웃백 인수 등 포트폴리오 확장과 실적 성장에 성공했고, MBK는 브룩필드가 보유하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4년 12월, MBK파트너스는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의 지분 58.9%를 인수하며 사실상 BHC의 지배권을 확보했다. 이 거래에는 약 1조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단순한 재무 투자자가 아니라, 경영 파트너로 진입한 후 전략적으로 경영권을 회수한 구조였다.
가맹 수수료, 물류 마진 등으로 안정적인 고정 수익 구조
매장 수 확대 = 손익 스케일업 →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
사모펀드는 수익성을 추구하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중시한다. 프랜차이즈 모델은 CAPEX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매우 선호된다.
MBK가 투자하고 지분을 늘리던 당시 BHC는 다음과 같은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bhc치킨: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창고43: 한우구이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순대국밥 프랜차이즈
그램그램: 소고기 전문 브랜드
불소식당: 돼지고기 전문점
족발상회: 족발과 보쌈 전문 프랜차이즈
이후 2021년에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까지 인수하며 종합 외식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했다. 이처럼 브랜드 다각화는 수익 다변화뿐 아니라 특정 소비 트렌드의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게 해주며, 이는 PE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식자재 유통, 물류 등 인프라 통합
단순 브랜드가 아니라, 운영 시스템을 갖춘 플랫폼
사모펀드 입장에서 식자재 유통과 물류 시스템은 단순 비용 항목이 아니라,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다. 향후 타 브랜드에 이 인프라를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BHC는 외식 플랫폼 이상의 잠재력을 가진 구조다.
2023년 11월, MBK파트너스는 bhc의 지주사인 GGS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재무 전문가들을 주요 임원으로 선임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니다.
이는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강화하고, 외부 투자자나 인수자 관점에서의 '보여지는 회사'를 만드는 작업으로 해석된다.
MBK가 지배력을 확대한 이후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는 점은, IPO 혹은 M&A를 염두에 둔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가능성을 높인다.
즉, 이제 BHC는 '팔기 좋은 상태'를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와 무관하게 꾸준한 수익
가맹점 확대와 함께 매년 이익 증가
IPO 가능성 (2026~2027년 예상)도 거론되지만, 실제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MBK파트너스는 전형적으로 상장보다는 매각을 선호하는 사모펀드다. 홈플러스, 코웨이 등 과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MBK는 '가치가 극대화된 시점에서 전략적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식'을 통해 빠르고 확실한 수익 실현을 추구해왔다.
BHC 역시 마찬가지다. 브랜드 확장, 조직 정비, 경영진 교체 등 일련의 과정은 IPO를 위한 기업 공개 준비라기보다, 재무 지표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매각 지향적 정비로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 실제로 MBK는 기존 회장을 해임하고 재무 전문가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하며, 외형적 포장보다 수치 중심의 구조개선을 택했다.
따라서 글로벌 외식 자본에 매각될 가능성 (예: 졸리비, 얌브랜즈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된다.
사모펀드는 투자 시점에서 이미 엑시트 전략을 설계해 둔다. BHC는 양쪽 옵션—시장 상장을 통한 대규모 회수 혹은 해외 매각을 통한 전략적 Exit—모두 가능한 기업이지만, MBK의 성향상 매각 쪽이 훨씬 더 유력하다.
과거 MBK는 박현종 회장의 전문성과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신뢰하며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BHC의 외식 플랫폼화 과정에서 그의 역할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 MBK는 BHC 지주사인 GGS에서 박현종 회장을 해임하고, 재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으로 전면 교체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닌, MBK의 전형적인 Exit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전 회장은 상장을 통한 지속적 운영보다는 투자자의 시선에서 가치 극대화가 어려운 인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MBK는 기업가치를 높여 전략적 매각을 노리는 구조를 선호하는 사모펀드다.
따라서 이번 경영진 교체는 단순한 신뢰 관계의 해소가 아니라, '상장보다는 매각'을 염두에 둔 투자 회수 전략의 본격적인 전환점일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BHC를 선택한 건, 단순히 치킨 브랜드가 잘 나가서가 아니다.
프랜차이즈 → 멀티브랜드 → 외식 유통 인프라로 이어지는 확장성 있는 수익 시스템에 베팅한 것이다.
사모펀드는 늘 묻는다.
"이 회사를 5년 안에 누구에게, 얼마에 팔 수 있을까?"
BHC는 그 질문에 매우 명확한 답을 주는 회사다.
MBK가 본 것은 치킨이 아니라, 현금이 흐르는 외식 플랫폼의 파이프라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