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쌓아 올려지는 세계

by 청명


오랜 시간 동안 바라왔던 염원이 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자주 듣던 말이 있는데, “넌 참 4차원이다”라는 말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이나, 생각들을 자주 했던 나를 보며 하셨던 말씀이다. 나는 개개인 모두가 자신만의 개성을 안고 살아가기에 ‘보통’이라는 의미가 성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자식이 별 탈이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길 원하셨던 엄마 나름의 사랑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느낀다. 하지만 ‘평균’은 내게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었다. 홍대병이라고 할까. 평범하다 느껴지는 것에 싫증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직업을 바꾸고, 편입을 하고, 안 하던 공부를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눈길이 갔던 것 같다.


때문에 나는 대화가 어려웠다. 요즘 유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이슈들에 둔감한 편이었고, 이상한 철학을 펼치는가 하면, 비주류의 문화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세계를 세상에 드러내 보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게 호의를 가진 사람은 나의 말들에 경청하긴 했으나 공감하진 못했으며, 나는 곧 대화에 흥미를 잃었다. 그런 여정들 속에서 난 작지만 간절한 염원을 품었다. “시답지도 않은 이야기를 밤새 나눌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그래서 이런 나를 오롯이 바라보아 주는 바다를 유영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한다. 내가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 바다는 자신의 세계에 찾아온 존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바다를 떠나는 것은 바다를 찾아온 이의 마음이지. 자신이 초대하거나 떠나보낼 수는 없다고. 그래서 바다는 스스로를 고독한 존재라 말하고, 나는 스스로를 외로운 존재라 말한다. 누군가가 찾아오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바다와 자신이 전념을 다해 뛰어들 수 있는 바다를 찾던 나의 만남이 그렇게 이루어졌다.


나를 가두기에는 드넓고 깊은 바다. 그리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시선. 이러한 배려 속에서 나의 시답지 않음은 생명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처음으로 느껴보는 시선. 나의 안으로 끊임없이 침전해 가던 말들이 처음으로 세상의 공기를 마신다. 숨을 쉬는 법을 깨달은 말들이 더 이상 낯을 가리지 않게 되는 현상. 나 또한 그러한 시선으로 바다 위를 불어오는 파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끝을 모르고 쌓아 올려지는 세계를 향해 나는 ‘기록하고 싶다’는 욕망을 거머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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