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집엔 대체 누가 사는 거야?

그럼에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by 수정중

몇 년 만에 만난 친구가 이렇게 많은 속얘기를 털어놓아서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참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차피 우연히 부딪힌 만남인데 가볍게 인사나 안부만 서로 묻고 헤어져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마음 깊이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해 준 게 고마웠다. 나라면 어떤 친구든 우연히 만났어도 꺼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혼자 '끙끙 앓기나 하지' 털어놓을 용기도 없다. 그러보면 이 친구에게는 나를 만난 게 감정에 도화선같은 것처럼 뭔가 터졌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어떠니? 함께 출근한다면 남편 일을 같이 돕는 거야?"

"돕는 것보다 직원들이 다 나가 버렸으니 내가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거지"

"왜 직원들이 다 나가?"

"나는 몰랐지. 남편이 사업은 뒷전이고 모임에다 툭하면 골프 치러 밖으로만 도니까 직원들이 버티다 안되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이랬다. 친구 표현이다. 남편 사업이 좀 된다 싶으니까 주변에 (나쁜) 사람들이 헛바람을 넣었다고 한다. 무슨 클럽, 여러 모임에 가입을 시키고 나중에는 회장타이틀까지 달아 주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사업장에 있는 시간보다 회장직을 수행하느라 사업은 뒷전이 되었다고 했다. 직원들이 만류했으나 이미 바깥일에 빠져 재미가 들린 남편이 직원들 말을 들을 리 없었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고 결국은 거래처에서 모두 손절했다는 것이었다.


"더 기가 막히는 건 그 상황에서도 남편이 계속 주변에 있는 그 사람들에게 휘둘려서 오피스텔 분양까지 받은 거야!"

"아..."

"그게 지금 내가 사는 그 9평 오피스텔이야!"

"아..."


친구 남편은 사업장은 직원들에게 맡긴 채 거래가 끊긴 줄도 모른채 친구들 말을 듣고 오피스텔도 분양받은 것이었다. 이후, 사업장에 난리가 났을 때, 빚도 빚이지만 분양받은 오피스텔 중도금을 낼 수 없게 되자 살던 집을 처분헸다고 한다. 친구는 그 상황이 되어서야 모든 일을 알게 되었고 남편에게 이런 일이 있는 줄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남편을 너무나 믿었었기에 그만큼 남편이 너무나 미웠다고 했다.


"아침에는 내가 운전해서 출근하고, 퇴근할 때는 남편이 운전하는데 가끔 남편이 운전하다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못 참겠는 거 있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수정중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마음과 생각을 글로 쓰는 인생 칼럼니스트.

17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8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