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너희들에게 관념이 항상 제공되고 있다면,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작년에 소설 "1984" 읽은 사람?
[소수의 학생들이 손을 든다.]
[칠판에 적으며] double think(이중사고). 아는사람?
- 한번에 반대되는 두가지 신념을 가지면서 동시에 그 두가지를 진실이라 믿는거죠.
완벽해.
거짓인 걸 알면서 고의로 그 거짓말을 믿는 것. 일상생활에서의 예를 들지.
아, 난. 행복해지려면 예뻐져야 해. 예뻐질려면 성형수술을 받아야 해. 날씬해져야 하고, 유명해져야 하고, 유행을 따라야해. 우리 세대의 청년들은 오늘날, 여자는 매춘부라고 주입받고 있어. 창녀, 끝장내야 하는 것. 밟아 버릴 것. 엿먹어야 하는 것. 모욕을 줘야하는 것. 이것이 마케팅 학살이야.
하루 24시간 동안, 우리의 남은 삶동안 그 권력은 열심히 작동하고 우리를 바보로 만들면서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고있어.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사고방식을 무뎌지게 만드는 것에 대항하여 싸우기 위해, 우리는 읽는 방법을 터득해야 돼. 바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우리 자신의 의식과, 우리 자신의 신념체계를 함양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 기술이 필요해.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우리의 정신을 말이야.
<영화 디태치먼트 중>
https://www.youtube.com/watch?v=Gi7ImN6wbZA
학생은 교사의 말을 맹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가?
영화 속 교사는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을 거부하라고 말한다. 하루 24시간 내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교사는 건강한 사회적 통념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책임을 짊어진다. 하지만 교사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통념이 절대적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절대적인 진리를 말할 수 없다는 인식은 한편으로 교사라는 존재의 본질적 한계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교사는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며, 학생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우리는 “가정학대는 나쁘다”,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와 같은 윤리적 명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들 또한 간주관적 합의에 기반한 사회적 구성물이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윤리적 기준은 변화하며, 식용견에 대한 논란이 최근까지 이어져 온 것만 보더라도 이는 분명하다.
교사 역시, 이러한 윤리의식을 시대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학이 말하는 ‘교사됨’의 자격은 절대불변의 기준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되어야 하는 개념이다. 교사는 모범답안을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는 존재이어야 한다.
AI 기술의 발전은 교육 현장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이제는 정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법을 가르치는 시대다. 변화하는 사회를 감지하지 못하는 교사는 구시대의 유산만을 전수할 뿐이다.
나는 종종 교육학을 무용하다고 말한다. 그 내면에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망설임이 숨어 있다.
교사는 자신의 말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동시에 진실에 다가가려는 정직함과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스스로 ‘교사됨’을 실천해야 한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의사에게 생명에 대한 윤리의식을 요구하듯, 교사는 자기 내면에 항상 ‘교사됨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어야 한다. 이는 곧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고백이며, 누구보다 진실됨을 추구해야 한다는 자기반성이다.
나는 이제 대학교 4학년이다. 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부전공으로 국문학을 공부 할 예정이다. 졸업까지는 아직 3년쯤 남았다. 현장의 교사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이라는 가치는 학창시절부터 나의 인간됨에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다른 이들이 롤모델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상하듯, 나는 늘 가상의 교사를 상정하며 스스로를 성찰한다. 교육이라는 가치를 내 삶에서 때어낼 수 없게 된 이유는, 학창 시절의 참된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는 결핍에서 비롯됐다. 역설적으로, '적어도 저런 선생이 되지 말아야지'라는 비판의식이 나를 사범대로 이끄는 계기가 된 것이다. 내게 13동에 위치한 물리교육과는 물리학과 인문학-'좋은 삶'을 배우는 공간이다.
영화 <디태치먼트>의 주인공에게 유독 애착이 간다. 그는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꿈꾸라 말한다. 그 모순적인 장면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본다. 교사란 무엇인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그 끝없는 질문 속에서, 나는 인간됨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