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무해한 추억

by 이준서

포장할 추억


주름진 손이
보드라운 살갗을 스치며 건네는

포장할 추억

액자 속 미소엔

네 속을, 온기를
웃음을, 가끔은 냉소를.

좋아하는 밴드 음악을 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기장을 들춰보며,

옛 노래를 흥얼거린다.

먼지가 스며든 다락방에서

액자 속 어린 네게

초연해질 용기를

몽실몽실 편지에 담아

후-불며
조심스레…

액자 밖 어른이 되어버린 나

날선 눈매에

자연스러운,
아련한 웃음


<동심, 정신분석학 논고>

시는 인간의 맹목적인 모습을 포착한다.

순간
무의미는 의미로

의미는 풍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

펑-터지면

다시 또 다른 풍선을 분다.

어린아이의 울음을 달래주듯

강아지 모양 풍선을,

가끔은 별 모양 풍선을

허망한 소원을 창밖에 적는다.

쪼그라든 풍선에 바람을 넣을 수 있다면

한숨도 풍선에 담길 수 있다면


후- 불어넣으면 죽음의 기척이

장소를 잃고, 대화를 잃어
재가 쌓여 모래성이 된다.
상실의 슬픔을 잊기 위한
사랑은 이따금, 몽상의 그림자속에

풍선, 꿈, 의지,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면,

‘정말, 인간이 이토록 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꼭 저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들도

때묻지 않은 미소는
왠지 모르게 무해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날이 서 있지 않고,
내면을 향한 혐오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모습 -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잃어가는 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ㅎㅎ.



제 어릴 적 모습입니다!

당연하지만, 정말 순수해보이네요.

외동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은 티가

사진에도 잘 드러나나요?

오른편에 놓인 액자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사온 거예요.

솔베이 회의 사진이 옆에 놓여있는 걸 보면,

물리를 좋아했던 흔적이 남아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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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자유’라는 가치를 정말 중요하게 가르치셨어요.

수학,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는
20살이 되어 물리교육과에 입학했습니다.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는데요.(과거형)

어느새 글을 쓰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물리학은 철학에 대한 관심을,
철학은 인간됨에 대한 관심을 낳았어요.
저는 학교를 5-6년 다닐 예정입니다.

인문학을 전공 할 것 같아요.



어린아이는 학교를 다니며
조금씩 해맑은 미소를 잃게 됩니다.
언제부턴가 ‘대학생’이라는 타이틀 아래,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에 미소가 가려졌어요.

천진난만함, 순진무구함.
이제 대학생에겐 안 어울리는 단어 같지만,
저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잘난 동기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모를 조바심을 느끼는 저는

몸만 컸을 뿐, 여전히 어린아이이고 싶어요.

미소를 되찾고 싶은 어른인거죠.





권태로움, 허망함, 게으름…
어릴 땐 몰랐던 감정들을
어른이 되며 하나씩 배워가요.

나이를 먹어가며 이렇게 배운다는 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넓어졌기 때문이겠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속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은,
성인이 된 저희에게도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무의미속에서도 의미를 찾아 떠나기.

사회에 동기화되면서도 동심을 지켜가기.
그것은, 예술의 역할이기도 하네요.



짧은 공강 시간 틈새에,
잔디광장 소파에 앉아 책을 읽거나
동기들과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현실로 돌아오면, 교수님이 던져놓으신
‘해야 할 일’들 속에 몸버둥쳐요.
그래서인지, 짧게나마 동심을 지키는 일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여러분만의 동심이 있나요?

그러면, 그 동심은 잘 지키고 있으신지요.


어느새 중간고사가 끝나갑니다.

혹시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술로 해소하고 계시진 않나요?

가끔은 어릴 시절 사진을 꺼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어른들에게 “왜 술을 마시나요” 라고 물으면
“어른이 되면 알게 돼” 라고 하더라고요.
사실은, 힘든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해서겠죠.
즐거움을 위해 마시는 술이라면 좋을 텐데요.
과도한 음주보단, 요즘처럼 선선한 날씨엔

가벼운 맥주 한 잔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마무리>

저는 이렇게 동심을 지키자고 말하면서도,
때로는 그와 반대되게 살아가기도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동기화되면서도,
조심스레 동심을 지켜가기.

키팅 선생님은 Carpe diem! 라고 말씀하실 것 같아요.

저는 이만 과제하러, 현실로 돌아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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