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상실의 계절

by 이준서



어느새벽


어느새벽이떠오르는아침

외칩니다 - 나를 봐줘, 그러면 나를 줄게

침잠하는 상실의 고통

무대 장치가 하나 둘 철수하고

조명이 꺼지며 다가온 벽의 견고함

막을 내린다면 그대는
봄을 지워가며
분홍빛 노을에 녹아있다

그대를 떠올리고

마침 벚꽃이 저무는 광경

숨죽인 자살일까

막을 내린다면 그때는

그대는





Epilogue


있지. 상실은 졸린 눈을 부릅뜬채 맞이하는 새벽공기같아.
몽롱한 정신을 부여잡고 길을 걷다보면,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회색 안개를 스치게 되거든.
순간을 붙잡으려해도 금방 내 손을 떠나게 되더라.

땅에 떨어진 벚꽃잎을 보니, 벌써 여름이 오려나보다.
사람들은 낙화를 두고 슬퍼하는데, 나는 햇살을 생각해.
사계는 항상 돌아오거든. 저기 봐, 이제 아침이 되려나보다.
우리는 다시 돌아오는 봄을 봄. 하하. 재미없었나?




날씨가 풀리며 드디어 봄이 왔어요.

이 글이 게시될 무렵이면 벌써 여름일까요?

여러분에게 봄은 어떤 계절인가요?

봄 - 이라고 하면 로맨틱한, 몽글몽글한 느낌이 들어요.


봄 - 이라면 연인들이 캠퍼스에서 꽁냥거리며 붙어다니는 이미지인데 말이죠.
사랑!... 봄은 사랑의 계절이라 믿고싶어요.
그런데, 봄은 자살의 계절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실제 전 세계적으로 봄이 다른 계절보다 자살률이 높은 편이며, 이는 일조량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해요.
저는 사랑대신 상실을 떠올리기도 한답니다.

봄은 상실의 계절인가요.
상실… 존재의 상실.
떠나가 버린 인연도 상실,
후회도, 잡념도 상실.

세로토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등교길 마을버스 창 너머로,
벚꽃잎이 사르르 번진 듯 아스팔트 위에 흩어진 장면이
왠지 모르게 슬프게 느껴졌어요.

새벽공기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던 날엔,
땅에 떨어진 벚꽃잎이 그저 종이쓰래기 처럼만 보였는데,
쨍한 햇빛과 대비되는 꽃잎의 낙하가 이번엔 마음을 울리더라고요.
왜이리 주책이냐고요? 네… 올해 봄은 유난히 감정이 얇아진 것 같아요.



‘영원히’라는 약속을 믿는 건 어린아이 시절 이후로 조금 순진한 일같아요.
영원히 사랑할게, 영원히 곁에 있을게. 같은 말들. 확신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잖아요?
하지만 봄은,
정말로 영원히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아요.
다음 봄에는 벚꽃을 더 가벼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네요.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3 001.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4 002.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4 003.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5 004.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5 005.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5 006.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6 007.jpeg
KakaoTalk_Photo_2025-05-07-17-07-06 008.jpeg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동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