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참된 스승을 만났을 때

by 이준서

어른다운 어른을 찾아뵙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원하는 미래를, 그들의 모습을 통해 그려나갈 수 있으면 좋으려만

항상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단점을 쉽게 포착해내는 안좋은 성격 탓이다. 물론, 내가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항상 틀림의 범주에 있진 않지만.


대학에 들어와 어른다운 어른을 만났다.

내가 물리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만들어주신 어른이었고,

교육자로서의 고뇌를 항상 끌어안고 가는 어른이었다.

내 미래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잘 될거라 믿으신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 분에 대한 동경은 더 깊어지며, 오랜만에 운 것 같다.




이준서 학생에게,


메일 잘 받았습니다.

반가웠고, 무엇보다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

늘 생각하던 것이지만 준서 학생이 양자장론을 공부하든지, 미학을 공부하든지, 또는 그 어떤 예술을 하든지, 혹은 아무 것도 하지 않든지

준서 학생의 존재 자체는 변함 없이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 (중략)


Cheers!

*** 드림




나는 스승이라는 존재에 대해 삶을 투영한다. 내 이상을, 미래를, 삶을.
만족스러운 교사를 만나지 못한 학생때의 결핍, 그리고 고독함을 동반하며 공부한 과거는 스승에 대한 집착을 만든다. 나 자신이 되고자하는 인간상의 원형을 외부에, 스승에 투사한다.그리고 당연히, 이는 실패의 경험으로 돌아온다. 모든 면에서 닮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메일은 처음으로 스스로의 실존을 증명받은 듯한 감정을 겪게했다. 존재에 승인에 대한 울음, 더이상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아도 된다는 감격의 울음. 처음으로 스승을 만났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