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하루의 시작
1.
기분이 안 좋을 땐 아이스 아메리카노
행복해지고 싶을 땐 아이스 바닐라 라떼
행복할 땐, 다시 아이스 아메리카노
2.
무거운 눈꺼풀을 이끈채 등교했다. 전날 밤, 단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쾌함과 피곤함이 뒤엉켜 머리가 아팠다.
지각쯤은 괜찮겠지 싶어, 학교 가는 길에 카페를 들렸다.
가게 이름은 '더 랩(The Lab)'
무엇을 실험하는 공간일까. 하루의 시작? 감정? 나?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시켰다.
원래라면 아침 식사 겸용 이였지만,
오늘만큼은 디저트였다.
이유 모를 기분 좋은 감정이 불쑥 찾아왔다.
몸이 가벼워지고, 하루의 활력이 돌아왔다.
'이렇게까지 사람 기분이 쉽게 뒤바껴도 되나' 싶어 당황하고
'감정이란 단순히 호르몬의 작용일 뿐일까' 무서워지고
문득, 내가 나를 의심했고-
그래서 다시 내 감정을 감추었다.
짜증이라는 무거운 돌덩이가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만나
행복이라는 자갈로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