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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in Nov 29. 2015

우리는 지금 모두 혼란스럽다.

혼란의 시대를 사는 모두에게.

                                                                                                                                                                             요즘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역사교과서 국정화? IS의 테러?여러 억지스러운 법들?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우리나라경제? 뭐, 대충 보자면 이것도 아주 꽤, 심각한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을 더러 아우르는 추상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혼란스럽다.

11월 14일, 광화문에선 민중총궐기가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함을 탓하는 시위로 볼 수 있는데, 지난 2년간 쌓여온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세월호 진상규명, 박근혜정부의 노동 정책, 빈곤문제등에 항의하는 집회 시위이다. 필자는 처음 기사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 매운 캡사이신 용액을 뿌려대고 최루탄을 던져가며 많은 부상자와 사상자를 낳았다. 당연히 국가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분명한 과잉진압이며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댓글을 보고 한번 더 놀랐다. 과잉진압이 아니다? 다른 기사를 읽어보았다. 시위대가 평화적 시위를 한 것이 아니며, 쇠파이프를 들고 시위를 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진압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댓글에서는 어느 한편에 손을 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사람을 극과 극으로 몰아가기 바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느 편을 들기도 무서웠다. 내가 어느 한편을 무조건 믿게 되면, 나중에 어떻게 바로잡을 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고, 이렇게 나는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폭력이 무서울까, 권력이 무서울까, 진실을 포장한 거짓이 무서울까.

진실을 포장한 거짓은 정말 가볍지만, 너무나도 힘이세서 영악하다. 

혼란의 시대에 우리는 아예 둘다 믿지 않는 무관심자가 되거나, 어느 한편에 쉽게 붙는 팔랑귀가 되거나.

팔랑귀들은 진실을 포장한 거짓을 너무 잘 믿고, 너무 잘 말한다. 

무관심자들은 진실을 포장한 거짓이 너무나도 진실같아, 맹신하진 않지만, 팔랑귀들에 의해 머리 속 어딘가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뛰쳐나온다.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      ) 같던데?"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린다. 분명히 거짓이고 일어나지 않은 사실이지만, 날조된 거짓을 무지한 국민들은 조금의 의문은 들지만, 사실이 그렇다니 뭐, 믿는다. 

다를게 뭐가 있을 까.

현대의 우리도 다를것이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무지가 힘인 우리는 거짓이든 진실이든 닥치는 대로 진실로 받아드리니. 누구의 말도 믿기 어렵고, 어느 한편에 휩쓸려갔다가는 반대편에 물어 뜯기 거나, 다시 되돌아올 수 없다거나 하는 이런 무서운 혼란의 시대는, 결국 우리가 이끌고 왔다. 우리의 무관심과 무지가 이끌고 왔다. 

이 혼란의 시대는 너무나도 많이 진행되고, 널리 익숙해져서 이 시대를 막는 방법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제는 이 시대를 멈추기 보다, 개인이 살아남아야한다. 

잊지 말자. 혼란은 무지가 이끌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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