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사는 동안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

애도의 시간 2> 2021년 7월 29일

by 결 디자이너

입.퇴원을 반복하며 3주 차의 임상을 계속할 것인지 의사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어머니는 두 발로 제대로 걷지 못할 만큼 기력이 떨어지셨다. 형님과 함께 어머니를 부축하고 겨우 휠체어에 앉았다. 임상 간호사는 오늘이 교수님 퇴임식 전 마지막 진료라고 보호자를 불러 말한다.


“네? 7년간 어머니를 지켜보시던 교수님이 오늘 퇴임하시면 저희 어머니는 어떡하나요?”


교수님을 만났다. 휠체어를 타고 어머니와 내가 진료실로 들어갔다.


“많이 아프시죠. 음~~~”

“많이 아프네요.”


더 말할 기운도 없는 어머니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시더니 계속 컴퓨터의 차트를 돌려가며 바라본다.


“네. 알겠습니다. 먹고 싶은 거 다 잘 드세요. 며느리 말고 딸은 같이 안 왔나요?”


오늘이 마지막이라더니 환자인 어머니에게는 다른 말이 없다. 적어도 오늘이 마지막 진료라고, 고생하셨다고 환자에게는 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진료적으로만 끝내는 의사가 너무 차가웠다. 형님이 다시 진료실로 들어간 사이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1층의 통증 관리센터로 내려왔다. 진통제 처방을 하는 간호사는 교수님이 다른 얘기는 없냐고 물어본다.


“딸이 지금 교수님하고 얘기 중인데요.”


도대체 그 차트에 뭐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기다려보자고 한다. 이 긴장감은 뭐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형님은 어머니 옆에 있던 나를 눈으로 불렀다.


“병원에서 엄마를 포기했어. 더 이상 치료할 수가 없대.

결국 엄마를 임상 실험 대상자로만 생각한 거야. 한 달도 살기 힘들대. 호스피스 병원으로 생각해보라고.”

“교수가 퇴임하면서 급하게 결론지어버린 건 아닌가요? 이미 임상 들어가기 전부터 다 알고 있었던 건가?.... ”

죽어가는 중이라고!!!


너무 화가 나서 몸이 덜덜 떨렸다. 더 일찍 얘기해줬어야지. 한달이라니... 한달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마약성 진통제만 처방받아왔다.


“어머니. 다른 유명한 의사한테 진료받아요. 이 교수는 친절하지도 않고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 맘에 안 들었어요.”


이게 무슨 위로의 말이라고 내가 지껄이고 있는지. 차트만 돌려봤던 교수랑 차이가 뭐가 있나.

오늘 사는 동안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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