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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Apr 04. 2017

나는 엄마다. 47

엄마가 된 이후로 내게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눈물이 많아졌다는거다.


물론 힘들고 우울해서도 그렇겠지만 이제는 책한장을 넘기다가도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져서 마음이 울컥 솟아오르는걸 느낀다.


오늘은 아가가 잠들만 하면 찾아와서 눈이 반쯤 풀린 아가와 놀아주시다가


아가가 투정부릴때 쯤 가시는 시어머니덕에 아가를 재우고 나니


맘마도 얼마 먹지 않았는데 아가가 한시간 반이 넘도록 자고 있다.


덕분에 유축도 하고 별로 배가 안고파서 빵하나 먹고 딸기를 먹으며 드디어


나를 구원해준 육아서 네권중에 세번째인 (푸름이 엄마의 마음으로 쓴 육아메세지)를


 다 읽는데 마음이 또 울컥했다.


돈이 없어서 찬 바닥을 기어다니는 푸름이가 안쓰러워 품에 억지로 안고


온갖재롱을 떨었다는 글에도 괜시리 마음이 아려왔지만 무엇보다도 눈물한방울 흘릴뻔한 구절은


바로 여기다.


요즘은 조금 덜 하지만 정말 몇주전만 해도 나 역시 남편이 출근하는 모습만 봐도


다온이와 둘이 남겨지는게 무서워(?) 식탁의자에 쪼그려 소리없는 울음을 삼키곤 했다.


지금도 남편이 일때문에 일이주에 한번씩 새벽 네시에 나갈때면..


마음을 굳게 다잡으려 정말 안간힘을 쓴다. 내새끼니까.


한번은 다온이를 안고서 생각했다. 다온이가 나라고 생각하면 나는 엄마가 무얼 해주길 바랄까?


비록 엄마한테는 가장 힘든시기이지만 아가들은 기억도 못하는 이 시기에


내가 뭘 해준들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 나의 행동과 말하나하나가


아가의 애착형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니 정말 한없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어제는 다온이와 처음으로 장시간 외출을 했다.


그래봤자 근처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기언니에게 이번에 나온 공따동 책을 전해주고


수다 좀 떨다가 마트 들려서 우유하나 주스하나 빵몇개 사온게 다인데,


글쎄 한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아직 다온이가 완벽하게 고개를 가누지는 못해서 디럭스 유모차를 끌고


나선길. 하..유모차가 너무 무겁다 ㅜㅜ 게다가 다온이를 안고 있으면서


계속 쑤시는 발목에 무리가 와서 그날 집에와서 좀 쉬려는데 .. 다온이도 피곤했는지


잠투정을 30분 넘게 하는바람에 팔이 빠지는듯한 고통에 어쩔수없이 내려놓았다.


그런데 이 눈치없는 젖가슴이 또 차올라서 정말 진퇴양난이었다.


점심도 못먹고.. 배도고프고 팔 발목 가슴.. 정말 전신이 다 아픈..,


외출했을때는 정말 좋았는데 갔다오니 .. 후유증이 어마어마 했다.


게다가 시어머님의 방문까지. 진짜 돌아버리기 직전.


시어머님은 원래도 자주 오셨지만 다온이가 낯가림을 시작한 이후로 불안하셨는지


또 다시 우리집에 출석도장을 찍고 있으시다. 오셔서 가끔 청소도 도와주시고


유축하는동안 다온이랑 놀아주시고 씻겨주시는것 까지는 좋은데, 그래도 매일매일은 좀 ㅜㅜ


근데 워낙 자신감 넘치고 다온이를 끔찍히 아끼셔서 가끔 어머님 말투를 따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게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는 건가.


(금방전에도 오후에 들리겠다는 통보문자..밖으로 나가야겠다.)


여튼 시어머님이 오셔서 다온이랑 놀아주시는 동안 유축하고 애기 씻기고


뒷정리하고 다온이 먹이고 재우니 하루가 다 갔다.


정말 긴 하루. 하하하..


젖병씻어야 하는데 이러고 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글쓰기.


이전 처럼 시는 많이 써지지 않고 육아일기만 주구장창 쓰고 있는데,


어여 여유가 생겨서.. 다시 시도 많이많이 쓰고 싶다.

다온아 지못미 ㅜㅜ 모자가 너무 작아졌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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