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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y 16. 2017

나는 엄마다. 55

뒤집기성공

어제로 생후 169일. 다온이가 드디어 뒤집기에 성공했다.


얼마나 기다린 뒤집기였던가.


그동안 팔은 못빼고 상하체가 분리된듯한 모습만 보여줘서 안쓰러웠는데..


침대에서 잠투정하다가 갑자기 힘을 빡 주더니 몸을 확 일으키고


팔을 쑥 빼더니 침범벅이 된 얼굴로 소리내서 웃는게 아닌가.


그 장면을 포착했어야 하는데 꼭 중요한 순간에는 아이패드가 딴데 있고


게다가 너무 놀래서 멍을 때려버렸다; ㅋㅋㅋㅋㅋㅋ


그저 우연히 뒤집은거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어제 네번이나 뒤집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뒤집었을때 동영상으로 찍기 성공!


뒤집었다고 이제 장난감을 정면으로 갖고 놀기 시작했다.


오늘은 진짜 내가 잠깐 한눈만 팔면 뒤집어서 나를 보고있는데 몇번을 깜짝놀랬다. ㅋㅋㅋㅋ


오늘 남편도 라이브로 다온이가 뒤집는걸 봤는데 바로 아빠미소 발사.


시어머니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셨는데 오늘 아마 보게될듯 하다.


음..아닌가..? 시엄니댁은 또 낯설어서 안하려나. 성격은 순둥순둥 점잖은데 은근 공간도 사람도


낯가리는 다온이. 엊그제는 글쎄 시아버님을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여자한테는 낯탐을 하나도 안하더니 잘 안마주치던 시아버님 얼굴을 계속 빤히 보더니


갑자기 울음을 빵. 황당하고 당황하신 시아버님이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그러냐고..


음, 그래서 걱정이다. 내 동생. 즉 다온이한테 외삼촌인 내 남동생에게 낯탐할까봐 ㅜㅜ


물론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잘생긴 사람한테는 호감을 느낀다지만 다온이는 너무 어려서


해당이 안될것 같고, 한 2살만 됐어도 외삼촌을 엄청 좋아할텐데, ㅋㅋ


한때 배우지망생이었던 내 동생. 지금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연예인 닮은꼴 대회를 개최했는데 불과 몇달전 엄청 흥행한 드라마 속


L모배우 닮았다고 당당히 수상할 정도의 인물인데..,  뭐 여튼 이건 중요한게 아니고


난 엄청나게 걱정인데..내 동생은 천하태평이다. 다온이가 크면 낯가림 안할꺼라나 뭐라나.


에라이.

그나저나 되집기를 못하는 우리의 홍다온양.


뒤집는것 까지는 신나서 하는데 아직 팔힘도 약하고 그래서 채 1분도 되지않아


머리가 밑으로 점점 떨어지다가 결국 침도 질질 흐르고 짜증 폭발. 아놔. ㅜㅜ


그래서 다시 바로 눕혀주면 약이라도 올리듯이 또 휙 뒤집고. 바로 눕혀주면 왜 눕혔냐고 짜증짜증.


자기혼자 신나게 뒤집어서 계속 놀아줘야하는 부담감은 줄었지만 되집기를 못하니


혹시 질식할까봐 계속 주시해야하고 힘들다고 부리는 짜증을 다 받아줘야하는 감정노동이


시작되었다.

기저귀도 못갈게 하는 홍다온양 ㅜ ㅜ

그리고 기저귀 갈기도 힘들어졌다. 아.. 팬티형 샀어야하나..


사실 며칠전에 동생이 밴드형 기저귀를 30팩이나 다온이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보냈다.


뭐 쓰자면 쓰겠지만 팬티형이 더 쉬울듯한 이 느낌적인 느낌 ㅜㅜ


그래도 동생이 큰맘먹고 사준거니 열심히 써야겠다. 다온이가 외삼촌이 자주 보러오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많이 생각해준다는걸 알아야할텐데, ㅋㅋ


아! 그리고 어제는 남편이 다온이 만한 꽃바구니를 사다주었다. 잉? 연애때도 꽃다발은 몇번


못받아봤는데 쌩뚱맞게 어마무시한 꽃다발이라니..


그리고 의도치않게 출석도장을 찍으시는 시어머니가 보시고는 엄청 놀래셨다는.


이런남편이 어딨냐고 칭찬칭찬을..맞는말이다. 사실 꽃바구니가 아니라도 우리남편처럼 가사와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남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근데 왠지 시어머니가 그러시니 기분이 참 묘했다.


요즘 우리 시어머니 자꾸 (애들은 피가 땡겨서 친가쪽을 더 좋아해 핏줄은 어쩔수 없어)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한번만 더 하시면 삼세번으로 (다온이 엄마배에서 나왔는데~)라고 할 예정이다.


내 뱃속에서 쑥쑥자라 내가 순풍낳았는데 핏줄이라니--;


응? 자꾸 글이 산으로 가네. 뭐 여튼 그래서 다온이 재우고 젖병씻고 다림질하고 꽃해체 직업에 돌입!


사실 엄청 피곤해서 ㅜㅜ 아..너무 막막했는데 막상 해놓고 보니 너무 예뻤다.


하나는 식탁에 두개는 베란다 하나는 싱크대에 올려놓았다.


어마무시 비쌌을것을 생각하면 좀 아깝기도 하지만 볼때마다 너무 예뻐서 웃음이 절로나는것도 사실.


어제는 다온이 덕분에 남편덕분에 정말 이래저래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앞으로도 이런 날들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웃는 사진찍을줄 아는 너란 뇨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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