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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y 12. 2017

나는 엄마다. 54

이유식

사랑하는 다온이. 오늘로 생후 166일.


오늘은 브로콜리 이유식 이틀째이다.


153일부터 이유식을 시작했으니 벌써 이유식도 2주째다.


시간이 참 안가는 듯 하면서도 슉슉 잘도 지나간다.


다온이의 이유식 순서는 쌀미음-찹쌀미음-양배추미음-그리고 브로콜리 미음.


브로콜리가 지나면 애호박 미음-감자미음-고구마미음을 하고 이제 고기로 들어갈 예정이다.


다온이가 이유식을 처음 접한날. 그 심각했던 표정은..ㅋㅋㅋㅋㅋㅋ


완전 난감해 했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 젖병이 아닌 숟가락도 낯설은데


입으로 들어오는 액체 아닌 액채같은 음식이라니. ㅋㅋㅋㅋㅋ그래도 착한 다온이는 첫 이유식에


열숟가락이나 먹어주었다. 하지만..ㅋㅋㅋ이유식을 딱히 거부하지도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다온이덕에


등장한 지원군이 있었으니, 바로 딸랑이!


아직 목을 완전 가누지 못해서 자꾸 얼굴이 앞으로 푹 숙여지는 것도


이유식 먹이기에 난관중에 하나였지만 한 열숟가락 먹으면 산만해져서 고개를 이래저래 돌리고


턱받이를 입에 넣고 싶어서 바둥대느라 쉴새없이 딸랑이를 흔들어 고개를 들었을때


입에 쏙 넣어주고. 쏙 넣어주고 해서 이유식 시작 3일만에 싹 비우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친정엄마가..ㅜㅜ 내가 그랬어야하는데..


기특해라. ㅋㅋㅋㅋ

처음으로 나 혼자 이유식을 먹였던 쌀미음 4일째 되는날,


열숟가락정도 먹고 다온이가 짜증을 엄청 내는 바람에 다 버려버렸다.


아무래도 요즘 다온이가 엄마는 쉬운존재(?)라는걸 아는것 같다.


원래 기가 세신 외할머니, 이유식 할때 너무 산만하게 주의를 끄시는 친할머니


훈육은 제대로 해야한다는 아빠와는 달리 항상 다온이에게 전전긍긍하고 휘둘휘둘하는


엄마라 그런가, 이유식먹다 짜증을 ㅜㅜ


그렇다고 이유식을 중단할 수는 없지!


양배추 이유식 만들기! 이날 처음 유리믹서도 개시했다. 근데 무거워 ㅜㅜ


마음같아서는 그냥 작은 플라스틱 믹서기 사서 쓰고 세척도 용이하게 하고 싶었는데


시엄니의 경제적지원을 무시할수 없어 소형으로 구입했지만..너무 무거워서 세척이 힘들다.


그래서 남편이 해주는중. 우리 이쁜남편.


ㅋㅋㅋㅋㅋㅋㅋㅋ멋모르고 웃는 다온이>_<

양배추 미음을 만드는데 내가 얼마나 이유식에 무지한지 깨닫게 되었다.


물조절을 못해서 너무 걸죽하게 되는 바람에 다시 냄비에 넣고 물 더 넣고 끓였다는..


손목도 아프고 짜증도 나고 ㅜㅜ 그래도 꾹참고 완성!


막상 완성하니 뿌듯했다. ㅋㅋ


다온이도 생각보다 많이 먹었고, 양배추 미음 3일째 브로콜리 미음을 만들었다.


원래 애호박을 하려고 했는데 시어머님이 만날 오셔서 ..그 다음은 뭐할꺼냐고 물어보시길레


브로콜리나 애호박중에 하나 할꺼라니까 브로콜리하라고 직접 초록마을에서 무농약 브로콜리를


사오셨다..치맛바람은 들어봤어도 이건 완전 시모바람. ㅎㅎ


나무 같이 생긴 브로콜리.

작은거 사오셔도 되는데, 내 주먹 두개를 합쳐놓은것보다 큰걸 사오셔서


지금 처치 곤란이다. ㅎㅎ 왜냐면 다온이 4일치 미음에는 꽃부분 딱 두개밖에 안들어가기 때문에..,


그러고보니 양배추도 처치곤란 ㅜㅜ 이제 애호박도 사야할텐데..정말 다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브로콜리는 삶는김에 다 삶아서 먹으면 된다 치지만.. 양배추도 삶아야하나..오매 ㅜㅜ


뭐 여튼 브로콜리 미음 만들기 시작!


또 물조절 실패..으악! ㅜㅜ 갑자기 치솟는 짜증 ㅜㅜ 레시피대로 했는데 너무 걸죽해진것이다.


진짜 속에서 울화통이 팍팍 터져서 ㅜㅜ


그냥 먹일까 하다가 다온이가 요즘 이유식먹고 변이 찰흙반죽처럼 변하더니


염소똥처럼 해서 변비가 오는것 같아 걱정이 되서 다시 물넣고 팍팍 끓이기 시작.


진짜 우여곡절끝에 완성!


요건 실패작.


완성작은 .. 찍는걸 깜박. 여튼 색깔은 그대로에 조금 더 묽어졌다.


양배추나 브로콜리나 불린 쌀이랑 같이 믹서기에 넣고 갈고 싶은데 책을 보니


쌀부터 갈거나 야채부터 갈고 그 다음에 쌀을 넣거나 야채를 갈으라고 해서


다 쌀부터 갈고 야채를 넣고 갈았다. 윙윙.


누르고 있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자동으로 돌아가서 편하긴 했다.


브로콜리 미음을 처음 맛본 다온이의 반응은..(응? 이건뭐지?) 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한 다섯숟갈 먹고 갑자기 턱받이랑 씨름을 시작했다!


턱받이를 입에 넣고 싶어서 안달복달, 그 와중에 손도 입으로..으악!


게다가 똑똑한 다온이, 이제 엄마가 노래부르거나 딸랑이를 흔들어서 얼굴을 들면


숟가락이 입으로 들어온다는걸 알았는지 슬쩍보고 다시 턱받이랑 씨름을 ㅜㅜ


그래서 브로콜리 첫 날은 아주 입이랑 턱이랑 목이랑 옷까지 다 난리난리 생난리였다..


지금까지 그런적이 없어서 멘탈이 붕괴된 나는 어째야 할지 몰라서 일단 가제수건을


끓인물에 적셔서 식혀서 얼굴이랑 목을 닦아주고 옷 갈아입혔는데 난생 처음으로


이유식 시간이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브로콜리 이유식 두번째날.


아차하면 씻기자는 각오로 이유식을 데우고 있는데 시엄니 방문.


급 짜증이 났지만 차라리 잘됐다 싶어 어제처럼 덕지덕지 묻으면 같이 씻기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진행했는데 .. 아 역시나 산만하게 주의를 끄는. 시엄니..답답했다.


나는 다온이에게 이유식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단지 주의를 끌고 다온이가 입을 벌렸을때


얼릉 집어넣어서 얼떨결에 먹게 하는것이 아니라 다온이가 자신이 숟가락으로 분유가 아닌


다른 음식, 즉 이유식을 먹는다는걸 인지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앞으로는 시엄니가 오시면 이유식을 안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혼자씻기고 뒷수습하는게 힘들긴 하겠지만 내가 엄마니까, 소신껏해야겠다.


그나저나 진짜 매일 오시는 시어머니. 진짜 일주일에 두세번만 오시면 좋겠구만.


내일은 브로콜리 이유식. 세번째날. 브로콜리 끝나면 오이이유식을 해야겠다.


변비에는 오이이유식이 좋다니까. 원래 계획이었던 애호박은 잠시 보류.


어튼 이유식전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다! ㅎㅎ

투표인증샷!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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