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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n 20. 2017

나는 엄마다. 61

느린아이

다온이 생후 205일.


다시 손목이 지끈지끈 아프다. 한동안 괜찮았었는데 다온이를 계속 세워안아서 그런가보다.


나는 다온이가 태어났을때 200일이면 혼자 앉아있을줄 알았다.


그러나 다온이는 150일이 지나서야 뒤집기를 성공했고 아직도 되집기는 하지 못한다.


뒤집어서 힘들면 날아오를듯 팔다리를 공중에 띄우고 배로 버티거나


아예 얼굴까지 바닥에 딱 붙이고 엎드려버린다.


처음에는 비행기 자세라고 귀여워서 내새끼 장하다고 생각했고


엎드려 쉬는것도 영리하다고 흡족했었는데 조금 거리를두고 생각해보니


되집기라는 큰 산을 넘을 생각이 없는 다온이가 생각한 잔머리는 아닐까 싶다.


물론 되집으면 데굴데굴 굴러다녀서 진짜 바닥에 있는 모든걸 치우고 지금보다 더 한눈도


팔 수가 없겠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엄마인지 누구는 4개월에 뒤집었다는 둥


6개월에 기어다닌다는 둥 하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조급하고 가끔 답답하다. ㅎㅎ


게다가 너무 집안에만 있는게 답답하고 항상 같은 장난감에 같은 놀이를 하는


다온이도 안쓰러워서 문화센터를 좀 다녀볼까. 하고 찾아보니..


7개월부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다 앉아서 하는거고..그래서 5개월부터 11개월까지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그나저나 어차피 애들 프로그램인데 엄마참여비는 대체 왜 받는건지.


진짜 저출산 인구절벽이 어쩌네 저쩌네하면서도 애기엄마들이 가장 봉이다. 이러니 애를 안낳지.


뭘 얼마나 대단한걸 해줄지 모르겠지만 일주일에 한번 40분씩 두달하는데 애미 37000원, 아기 37000원이다.


롯@마트 문센인데, 첫날 가서 해보고 생생히 후기 남겨야지.

애들엄마가 봉이냐?

다온이가 곧 되집고 굴러다닐까봐 마련한 매트도 얼마나 비싼지. 하..


여러방면으로 새 대통령님이 노력은 하고 계시는것 같지만, 국고 탈탈 털고 본인 집행비 아끼는거보다


기업들의 정신상태를 개조해서 아기용품 가격이나 문센가격같은것을 싹 절반으로 내리면


아마 출산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폴더웨이 범퍼매트.

접으면 범퍼침대 된다고 해서 산 범퍼매트. 너무 비싸다.


두께감도 있고 그래서 일단은 만족인데 거실 반도 간신히 차지하는 이 매트가 한정수량특가해서


144000원. 그렇다고 매트 안사면 아기가 굴러다니다 머리박고 나중에 기어다니다 머리박고


앉아있다가 뒤로 머리박고 걸어다니고 뛰어다니면 밑에층에서 뛰어올라올 판이니 안살수도 없고.


그래도 살짝 후회중이다.

카라즈 폴더매트.

얼마전에 맘카페에서 똑같은 두께(4cm)인 카라즈 폴더매트 두장을 각 2만원에 사서..ㅜㅜ


뭐 나중에 볼풀공만 구해서 범퍼침대에다가 볼풀장 만들어주고 해야지..촉감놀이도 그 안에서 하고.


중고 사기전에 새거 가격을 찾아보니 저 카라즈도 1+1 최저가가 12만원.


대통령님, 어떻게 이런것좀 싸게 안될까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란시노 젖꼭지가 입고 되었다는 말을 듣고 사려다가 통관번호에서 막혀


짜증이 왕창 나던차에 남편이 해결해줘서 구입. 참나. 젖꼭지도 핫딜안뜨면 하나에 4-5000원꼴이니


이건 뭐 젖못물리는 게 죄라고 해야할지 .. 최소 6개씩 3개월마다 교체니 24000-30000원씩..


애가 돌까지 분유를 먹는다 치면 젖꼭지만 12만원이다. 게다가 젖병은 왜이렇게 비싼지.


뭐 나는 저렴한 스펙트라 젖병에 젖꼭지만 더블하트 쓰지만 다 더블하트 쓰시는 어뭉님들은


정말 부담이 장난아닐듯..진짜 밉다. 육아용품 만드는 분들도 다 애키우는 엄마 아빠일텐데


왜이렇게 같은 엄마아빠에 부담을 주는걸까?


애미가 장난친다고 올려놓은건데 대한민국 엄마 아빠들 모습이 딱 이렇다.


정말 부유한 사람들을 빼고는 바짝 엎드려서 등에 볼링공하나씩 지고 앞으로 나가기는 커녕


제자리에서 엎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양새..(물론 저 위에 공은 스펀지공이다. 학대아님)


뭐 여튼 그래서 란시노젖꼭지가 미국판 더블하트라길레 배송료가 4500원이나 붙어도


개당 3300원이라 구입했다. 진작알았다면 란시노로 계속 쓰는건데..


어렴풋이 알긴 했지만 엄청빨리 품절되기도 하고 운좋게 다른엄마들한테서 새거 3500원쯤에


사기도 해서 그냥 넘어가곤 했었다.


그나저나 진짜 다온이는 언제 되집을까. 하긴 난 뒤집지도 되집지도 않고 앉았다고 하니


내가 다온이보고 느리다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왕 뒤집었으니 빨리 되집고..


기어다니면 좋겠다..라고 말은 하지만 후회하겠지?


지금도 하루하루 다온이가 누워만있을때가 얼마나 좋은시절이었는지 체감하고 있으니.


그래도 컸다고 팔에 힘도 생기고 허리에 힘도 생겨서 바운서 양옆을 딱 잡고


허리세워 앉는 홍다온씨. 그 와중에 빛나는 볼살. ㅎㅎ


시엄니는 어제 오셔서 젖살이 빠진것 같다고 하는데..대체 어딜봐서..?ㅎㅎ


왜 내눈에는 이제 턱살까지 더 확실하게 보이는 걸까...?


그래도.. 통통한게 좋다. 다온이가 돌때까지는 살이 안빠졌으면 좋겠다. ㅎㅎ

요새는 하도 시엄니가 다온이가 아빠닮아 이쁘느니 어쩌느니 해서


다온이가 남편닮은게 점점 더 아쉬워지기도 한다. 나를 닮았으면 좋았을것을..


엄마가 요즘 너 키운다고 만날 쌩얼에 거지같은 옷만 입고 있지만 엄마도 한때는


어디가서 꿀리지 않았어. 홍다온.


불과 3년전...

하.., 그래서 문득 둘째는 날 닮았으면 한다. 그럼 시엄니도 지금처럼 출석도장 안찍으시겠지.


그리고 친정엄마는 지금 시엄니만큼이나 둘째에게 애지중지 할지도 모르고.


하.. 아는 엄마가 오늘 처녀놀이 하러 간다는데.


나도 처녀놀이 하고 싶다.


외삼촌한테 낯가림하는 홍다온.


이봐요. 홍다온씨. 너의 카시트도 그대가 입고있는 기저귀도 다 외삼촌이 해준거야 인마.


나중에 외삼촌이 해준만큼 애교 팍팍 보여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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